그렇게 존재를 드러내는 것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을
실감을 할 때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느 날부터 문득,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목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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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며칠만 하지 않아도
뽀얗게 쌓인 먼지가 눈에 띈다.
욕실 곰팡이 청소는 이주에 한 번씩,
공기청정기 먼지는 보름에 한 번씩,
더러워진 실내화 밑창은 한 달에 한 번씩,
그 외 각종 먼지 청소를 분기에 한 번씩은 꼭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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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시나브로 사라져 가는 것들을 보면서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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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온전했던 형태는 온데간데 없이
손가락 두 개 마디보다도 작아져
사용하기에 불편해진 비누
마찬가지로
샴푸, 손 세정제, 세탁 세제,
화장대의 다 써가는 화장품을
다시 구매할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한다.
특히, 건강과 관련한 것들은
어느 날 갑자기 문제로 나타나
평범했던 일상을 지독하게 지배해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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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세상에는
켜켜이 시간이 쌓이는 동안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들이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