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했을 때 내 자리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아이를 낳고 10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그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쉰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
오랜만에 출근 준비를 했다.
출근복을 꺼내 입고 가방을 챙기고 거울 앞에 잠시 서 있었다.
조금 어색했다.
그동안 나는 엄마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던 첫날 아침을 아직도 기억한다.
현관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아이를 안고 몇 번이나 망설였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를 안아 가셨고
나는 뒤돌아서 나오면서 괜히 눈물이 났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조금 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회사는 내가 떠났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 않았다.
내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내게 말했다.
“회계팀은 자리가 없어서 자재팀으로 가셔야 할 것 같아요.”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회계 일을 해왔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부서였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온 직원에게 회사가 해주는 말은 대개 비슷했기 때문이다.
“회사도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엄마라는 삶.
아침은 늘 전쟁이었다.
아이를 깨우고,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어린이집 가방을 챙기고, 등원을 시키고 회사로 출근했다.
시간을 계산하며 움직였다.
조금만 늦어도 모든 일정이 꼬였다.
어린이집 등원 시간, 출근 시간, 회사 업무.
모든 것이 시간과 싸우는 일이었다.
회사에서는 또 다른 긴장이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올까 봐 늘 마음이 불안했다.
“어머니, 아이가 열이 있어요.”
그 전화를 받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회사 눈치, 아이 걱정, 일에 대한 책임.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회사에서는 나는 직원이었다.
집에서는 나는 엄마였다.
그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내야 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어느 쪽에서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
회사에서는 아이 때문에 눈치가 보였고
집에서는 회사 때문에 마음이 바빴다.
그래서 늘 마음속에는 작은 죄책감이 있었다.
나는 좋은 엄마일까.
나는 좋은 직원일까.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워킹맘이라는 삶은 완벽하게 해내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버티는 삶이라는 것을.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회사를 다녀오고 아이를 돌보고
다시 다음 날을 준비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해내고 있었다.
"경리언니 찐나의 다독임"
워킹맘이라는 이름은 생각보다 무거운 이름입니다.
하지만 기억해 주세요.
아이를 키우며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정말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버티고 계신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