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탈무드식 독서토론(TDC) 모임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하브루타 교육법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이 꽤 많이 계십니다. EBS나 SBS 스페셜과 같은 방송을 통해 자주 소개되었고, 기존의 암기식 교육방법이 가진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브루타 (Havruta)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공부한 것에 대해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 교육 방법이다.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나이와 성별, 계급에 차이를 두지 않고 두 명씩 짝을 지어 공부하며 논쟁을 통해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때 부모와 교사는 학생이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하브루타는 소통을 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다층적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므로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법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용어 설명만 들으면 암기식 위주의 학습에서 토론식 위주의 학습이 배운 내용을 더 오랫동안 잘 기억할 수 있고 학습 효율도 더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학원과 교육업체에서도 '코칭'과 '하브루타'라는 용어를 전면에 부각시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하브루타, PBL 교육, 플립러닝, 튜토리얼 수업과 같이 기존과 다른 방식의 교육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서 유태인 학습을 심도 깊게 공부하신 심정섭 선생님이 <탈무드식 독서토론> 모임을 연다는 말에 덜컥 신청하였습니다.
책으로 접한 유태인 교육(하브루타)에 대해 좀 더 깊이 배우고 싶었고, 현 교육 현실에선 적용이 어려운 토론식 수업과 대안 사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위 과정에 참여하였습니다.
(수업 때 오고 간 이야기 중 제가 글로 남기고 싶은 내용을 남겨두고자 적어봅니다.)
독서과제 :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 삼국시대 관련 역사책
토론 1.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을 읽고 토론 당사자가 5가지 질문을 만들어와 서로 토론
토론 2. <삼국시대> 관련 역사책을 읽고 그 안에서도 서로 궁금했던 그 당시 역사 관련된 질문을 가지고 토론
하브루타는 두 사람이 짝을 지어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토론, 한 가지 주제, 깊이 생각하는 것, 질문을 만드는 법, 화술 등 학부모의 관심을 유혹할만한 키워드를 뽑고 이 과정을 지속하면 우리 아이의 학습능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마케팅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유태인 교육(하브루타)의 핵심은 인성교육이다.
하브루타는 기본적으로 종교적 베이스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교육은 메이저 교육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유태인들은 철학, 수학, 문학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닌 어릴 때부터 토라와 탈무드만을 가지고 토론을 합니다. 처음부터 공부를 잘하기 위해, 잘 살기 위해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닌 내 뿌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난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질문하고 서로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그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삶의 이유를 찾게 되고, 자신이 깊이 탐구하고 싶은 분야를 발견하게 되고, 그 분야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학습과 관련된 질문과 토론만 하길 원합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인 만큼 학습적 효율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분명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잘못된 방법입니다.
하브루타는 기본적으로 인성교육입니다. 선조들의 지혜와 식사 예절을 어릴 때부터 몸소 배우며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12살이 되었을 때, 정통 유태인으로 살아갈지 말지를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합니다.) 그래서 하브루타에 관심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 교육을 통해 학습적 효율을 기대하기보단 인성교육과 가족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컨텐츠는 역사
앞서도 언급하였듯, 하브루타는 토라와 탈무드라는 율법서를 공부하고 토론합니다. 5천 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이 종교서적을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는 유태인들이 평생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에게도 그럴만한 컨텐츠가 있을까?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같은 종교라면 종교서적(성경, 법요집)을 가지고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종교서적은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호기심을 자아내기에도 충분치 않아 우리 역사를 가지고 하브루타를 진행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우리 역사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고, 직접 역사 유적지 탐방도 가능하며, 우리의 뿌리를 탐구하기에도 매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습적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부모의 용단과 학습에 대한 마음가짐
자녀 교육에 핵심은 결국 부모 교육에 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은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사실 그 방법이란 것도 딱히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부모님 또한 자신들이 교육받은 방식 그대로 교육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하며,
옆집 OO이가 다니는 학원을 내 아이도 다닐 수 있도록 경제적 서포트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라 생각하고,
내가 다한 의무만큼 아이도 따라와 주길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그러다 실망하고, 불안감에 다시 다른 학원을 보내고, 다시 실망하고 결국 아이와 소원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 잘 산다는 것에 대한 기준, 내 아이가 꼭 가졌으면 하는 한 가지, 부모-자식 간 주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과 같은 것들은 가정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갑니다.
하브루타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서로 공부한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님부터 아이보다 더 많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더 자주해야 하고, 말이 안 통하는 내 아이와 대화를 더 열심히 이어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부모가 하지 않는 하브루타 교육은 또 다른 사교육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누군가는 자식복이 있다 합니다. 알아서 잘 크고, 잔소리 안 해도 척척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결혼할 때에 맞춰 결혼을 하는 그런 아들, 딸을 가진 부모님들도 분명 주변엔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는 그렇게 자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자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자녀를 대하고 교육해야 더 나은 자녀교육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탈무드 독서토론> 모임 1주 차 과정을 마쳤습니다. 토론에서 오갔던 내용과 심정섭 선생님의 짤막한 강연에서 느낀 생각들을 짧게 정리하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10주간 지속될 이 과정 속에서 저도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실천하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미혼자는 오로지 저뿐이었기에... 아직 내 아이와 실천할 수 없지만, 지도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는 조금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강사가 되길 희망해봅니다.
...+) 더하여
유태인 교육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다면, 덧글에 남겨주세요. 제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제가, 안 되는 부분은 모임에서 심정섭 선생님께 질문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의 카페를 방문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심정섭 선생님의 <더나음 연구소>
http://cafe.naver.com/birth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