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철학자들이 말하는 염세는 일시적인 기분상태가 아니라 끝없는 지겨움과 권태, 그리고 무기력함이다. '긍정의 힘'은 더 이상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불합리한 지점이 있으며 자신에게는 그것을 개선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느낀다면 꿈, 희망, 미래 따위를 아무리 떠들어도 허황된 구호처럼 들리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이제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가야 할지,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당당한 염세주의자 P7)
우리는 저마다의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난 이상 늘 필터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우리만의 생각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며 타인과 소통한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나의 관점'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세상에 대한 나의 기본 신념이 된다.
나 자신을 마땅히 죽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관점을 죽이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나의 입장에서 벗어나거나 나와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만들어낸 상상 속 이미지에 자신을 가두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이해할 수 없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관점을 지키면서도 필요할 때는 이를 깨는 훈련을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당당한 염세주의자 P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