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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소향 Jul 12. 2021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도서 리뷰.홀로서기 심리학

<슬기로운 의사생활 2> 보세요? 

요즘 유일하게 챙겨보는 드라마인데요. 11%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저처럼 이 드라마를 기다리고 애청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 조용히 흐느끼기도 하며 소소한 이야기 속 반전의 묘미를 느끼며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가 이토록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출처 : <슬기로운 의사생활 2> 포스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느낀 건 5명의 주인공이 모두 괜.찮.은 어른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일은 전문적으로 처리하며, 그 냉철함 속에 따뜻함을 잃지 않고. 

후배에겐 모범을 보이며 진심으로 그들을 챙기는 선배이며,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한없이 개구쟁이가 되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진중함과 유쾌함을 넘나드는 부러운 성격에, 

사랑할 땐 뜨겁게 사랑할 줄도 알며,

이별(또는 이혼)은 그들의 방식으로 으른스럽게 대처하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가 원하는 그리고 닮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기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이 드라마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요. 




유일하게 쉬는 일요일  

독서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책을 읽는 이유는 뭔가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가장 많은 활동이 내겐 독서였기 때문입니다. 주말 동안 읽은 <홀로서기 심리학>은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내 감정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과 자기가 정말 통제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는 능력은 심리적 어른 되기의 핵심입니다. 타인과 세상 그리고 지난 과거는 통제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반면 세상을 받아들이고 행동을 결정하는 내 마음만은 통제하에 있습니다. 
그 마음을 잘 읽고, 다스릴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며, 인생을 의지대로 이끌어 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두루는 사람은 웬만한 시련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홀로서기 심리학_prologue>

가끔 뉴스에 나오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우발적 범행들은 모두 내 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행동으로 표출했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었습니다. 

우린 또한 살아가며 '욱'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우린 그 욱하는 감정을 모두 행동으로 표출하진 않지만 마음의 화는 여전히 남아 정작 나를 더 살펴주는 가족이나 애인에게 표출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곤 후회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우리는 모두 적당히 부족하고 괜찮은 사람이다.


회사원으로서의 나는 조금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따끔한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실의에 빠지고, 내 주변 사람에게 생채기를 낼 이유는 없습니다. 회사원이 아닐 때 또 다른 나는 충분히 능력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니까요. 

누군가 나를 비난해도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타인의 비난에도 의연할 수 있는 모습이 감정의 소모가 심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상처 받는 것도 습관이다. 


우린 모두 과거의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괜찮은 어른이 되려고 해도, 어릴 때 받았던 상처와 기억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그때의 내가 날 괴롭히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것은 과거의 누군가 때문이라며 자신은 무고한 피해자로 포장합니다. 그 당시의 나는 나약했고 어렸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이 문제에 책임은 오로지 과거의 누군가에 있다며 문제로부터 달아나려고 합니다. 물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힘겨운 문제이기에 그런 마음은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만 매여 있으면 자신은 수동적인 존재가 될 뿐입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린 누구나 상처가 있습니다. 그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고 치유하며 현재를 살아가느냐는 오롯이 내게 있는 것이지요. 

통제 불가능한 과거와 통제 가능한 현재의 내가 있는데 통제 불가능한 과거의 나에 갇혀 현재까지 저당 잡힌 삶은 또 누구를 원망하며 살아가야 할까요. 


그래서 저자는 심리적인 문제를 과거에만 기인한 문제가 아닌 '바꿔 나가야 할 습관'으로 바라보라고 합니다. 

습관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도 어찌 보면 과거에 어떻게든 잘 살아 내려고 애썼던 행동이 습관화된 결과물입니다. 


책은 시종일관 내 안에 불쑥 찾아오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을 구분하고 잠시 객관화된 내가 되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바라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말이 쉽지... 그게 어떻게 되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욱하는 것도 습관이기에 평소에 내 마음을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 우린 감정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습관 또한 들일 수 있다. 

감정이 드는 순간, 그 감정을 알아차리고 내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구분할 수 있다면 우린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탓하는 진짜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내 행동, 습관, 기분을 정당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부족한 내 모습을 바라볼 때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남 탓으로 돌려 해소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나를 방어하기 위해 때론 누군가를 비난하고 남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하루를, 일 년을 돌아보게 된다. 괜찮은 선생이 되고, 좋은 부모가 되는 것, 성숙한 연인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괜찮은 어른이 되는 것 모두 학습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 찾아서 배워야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끊임없이 독서를 통해 사람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게 우리에겐 필요하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899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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