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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소향 Sep 26. 2021

#10 선택

지나간 선택의 순간과 시간들에 대해.

한동안 삶에서 무언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들이 없었어요. 

뭔가 큰 결심을 할만한 사건도, 이벤트도 없이 무난한 일상의 연속이라 현재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그런 생각들을 할 이유조차 없었는데 최근 들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의 퇴사로 내년도 업무분장에서도 새로 선택해야 할 것들이 생겨나고, 

최근 들어 한 몇 번의 소개팅을 통해 저분과 난 연애란 것을 하게 되면 잘 맞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시간들도 찾아오네요. 

물론 제가 선택을 하더라도 위에서 지시한 대로 업무를 해야 할 수도 있고, 연애를 하기 위해 고백을 했다가 제가 차일 수도 있을 거예요. 

우리의 선택이란 결국 내 의지로만 실행되는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것들일 테니까요. 


평온했던 일상에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며, 지난날의 선택들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점수에 맞춰 써야 할 3개의 대학과 학과란에 어떤 학교를 써내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 

퇴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순간, 

알고 지낸 이성에게 고백을 할지 말지 고민했던 순간, 

그 고백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잔인하게 이별을 선택해야 했던 순간까지. 

돌이켜보면 삶은 그런 선택의 연속이었어요. 

분명 그런 순간도 있었을 거예요.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지 않은 순간들의 선택들까지도. 

어떤 순간엔 누군가와 함께 

또 어떤 선택엔 홀로 남겨진 체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것일 거예요. 


그런데 전 왜 누군가는 쉽게 하는 그런 선택들이 힘겨운 걸까요.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무언가 선택하고 그 선택에 후회 없이 살아가고자 노력해도 

지난날, 선택의 순간들이 자꾸 떠올라 

자꾸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오버랩되며 미련이 조금씩 남게 되는 그런 시간들. 


어른이 되어도, 

시간이 참 많이 흘렀어도, 

선택의 순간들이 이제는 익숙해질 만큼 여러 번 찾아왔었는데도, 

새로운 선택의 순간들이 찾아오면 

왜 자꾸 어떤 선택들은 미루게 되고 또 어떤 선택엔 후회가 드리워지는 걸까요. 


어떤 선택으로 인해 

현재의 삶과는 다른 시간들을 살게 되기도 할 거고 

또 어떤 새로운 인연으로 인해 

보내는 일상에 대한 변화도 있을 거예요. 

선택이 어려운 건, 현재의 삶에서 겪게 될 그런 변화가 설레이면서도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그런 모순적인 마음들 때문에 더 그런 것 인지도 모르겠어요. 


글의 주제가 '선택'인건 

어쩌면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그런 새로운 선택의 순간들을 더 소중히 하며, 

어떤 선택이든 후회 없이 

더 나아가고 싶어서 일거예요. 그런 자그마한 다짐을 남겨두고 싶을 만큼. 


미련을 갖지 않기로 해요. 

자신의 삶이 후진하길 바라며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어떤 선택이든, 어떤 결과를 얻게 되든 

우리는 우리 삶에서 후회가 조금은 덜하길. 

그 지난날의 후회로 인해 현재의 삶이 미련으로 점철되지 않기를. 

모두의 삶이 그러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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