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연산보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

by 비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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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학원과 과외수업이 성행하는 한국 사교육의 유일한 목적은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입니다. 앞서도 언급하였듯 수능을 보는 학생 중 8%만 소위 In서울이라 불리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고 나머지 92%의 학생들은 지방대, 전문대, 취업, 군대 등 다양하게 자신의 길을 모색합니다.


초, 중, 고 12년 동안 어쩌면 우리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일념 하나로 공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공부를 하셨고 저도 그랬고 지금의 학생들도 '좋은대학'만을 목표로 그렇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게 맞는 줄 알았습니다.

학생들 중에는 대학에 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다는 목표가 명확한 학생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아직 해본 적 없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스스로 돌아볼 여유도 주지 않은 체, 미적분을 가르치고 고등 영문법을 가르치며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만 지도하였습니다.

성적을 올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공부에 전혀 흥미 없는 학생들에게 아무리 수학 개념이나 영문법을 설명해도 전혀 듣지 않거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당연한 것입니다. 그저 엄마가 하라니깐, 친구들도 하니깐 나도 해야겠다는 위기감에 책과 씨름하고 있는 척할 뿐입니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헤야 할 공부는 너무나 많고 수학과 같은 과목은 원체 어려워 노력하며 풀려고 해도 막히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막연한 공부는 학생의 시간과 부모님의 돈을 낭비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내 아이에게 학원을 보내기 전에 학원을 보내는 것이 최선인지, 이 아이에게 대학이 꼭 필요한 것인지 한번쯤 더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 않고, 양질의 일자리는 점차 줄어드는 시대입니다. 특히 인문계열은 그 상황이 공학계열(자연계열) 보다 더 심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수능을 치르는 학생수가 줄어드니 대학도 점차 통폐합 및 축소로 지금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고 대학교육이 꼭 정답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수능시험을 치열한 노력끝에 다른 학생들보다 잘 본 학생들은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올바른 일이고 정의로운 사회입니다. 문제는 모든 학생들이 수능 준비만을 하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해보고 그 어떤 실행도 하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어릴 때 수학 연산 문제집을 푸는 것보단 책을 읽고 생각하고 관심이 가는 분야에 대해 찾아보고 무엇인가를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심이 생기면 찾아보게 되고, 찾아보다 보면 더 잘하고 싶고, 그러면 더 의욕도 생기고 노력하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수학 100점에 관심이 있지만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선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관심이 있어도 수학100점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그저 남들보다 더 잘하면 된다는... 공부 열심히 하라는... 허울뿐인 말들을 하며 사교육을 시키고 아이가 올바르게 크길 바라십니다.


관심과 의욕이 없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관심이 생길 때까지 부모님께선 시간과 기회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수학을 지도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학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영어입니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서라도 이 두 가지는 꼭 초등학생때부터(중학교 3학년까지) 시키시길 권장합니다.


독서는 읽는 것만으로도 생각하게 해 주고 읽은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거나, 토론까지 한다면 사고를 끊임없이 확장시켜 더 깊게 생각하게 도와줍니다. 더불어 다양한 분야의 독서는 스스로 무엇에 관심 있는지 더 생각하게 도와줍니다.

영어는 리딩이나 문법이 아닌 말하기와 듣기를 학습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게 아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됩니다. 내신성적과 수능을 위해 문법과 리딩 그리고 끊임없는 단어 암기는 어차피 내 것이 되지 못합니다.


네.. 어렵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내신관리에 수능시험을 위해 죽어라 노력하고 있는데 내 아이에겐 한가하게 독서나 영어 말하기를 공부시키라고 하면 아무도 안 들을지도 모릅니다.

남들과 다르게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저 또한 알고 있으니까요..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학원을 보내고, 의미 없는 공부를 시키기보단 아이가 하고 싶은 공부, 꼭 필요한 내용을 학습시키는 것이 어쩌면 내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아이를 지도하는 것 못지않게 부모님 교육이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겠지요.

생각이 많은 일요일 오전입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두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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