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학교를 가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또 바쁘게 오갑니다. 학교에서 배울 것을 먼저 익히기 위해, 배웠던 것을 까먹지 않게 하기 위해 아이들은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오고 갑니다.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면 부모님들은 잘 가르친다는 학원을 찾아, 과외선생님을 찾아 내 아이를 맡기고자 합니다.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내 아이 성적을 올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학원과 비싼 과외 선생님을 붙여도 아이의 성적은 요지부동인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왜일까요?
성인인 저도 상사가 지시한 사항들을 적어두거나 기억하려 애쓰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립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영어 수업, 수학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소화하며 분명 배울 때는 기억했던 것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까먹게 되는 것입니다. 공부가 정말 절실해서.. 앞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느껴 공부를 죽어라 하는 친구들은 한 문제 한 문제 더 기억하고 풀어내려고 욕심을 갖고 덤비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가 시키니깐, 내 친구도 하니깐, 안 하면 딱히 할 것이 없어서.. 공부를 하는 것이기에 기억의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간절함과 절실함이 없다면 학습에서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학생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부모 입장에선 답답하기만 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전 아이들을 독서실 보내는 것을 추천, 아니 강력히 권합니다. 몇몇 학부모님들은 아이가 독서실 간다고 하고 PC방에서 놀거나 부모 눈을 피해 잠만 잘까봐 차라리 집에서 공부하는게 더 낫지 않냐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보내시는게 더 현명하다고 전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독서실이 좋은 이유는
1. 먼저 조용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됩니다. 옆에 친구가 있다면 의식하며 공부하게 될 것이고 졸려서 잠을 자더라도 침대에서 잘 수 없기에 금방 일어날 수 있습니다.
2. 주위를 분산시키는 물건들이 학생의 방보다는 적을 것이기에 아이의 집중력이 집에서 하는 것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3.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학생이 공부하고 싶을 때, 알아서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잔소리 때문에 더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도 의외로 주변에 많습니다.
4. 아이와 좀 더 소통할 수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독서실이 문 닫을 때 즈음 내 아이를 마중 나가보면 어떨까요. 배가 고프면 아이와 함께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 먹을 수도 있고, 밤공기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5. 함께 공부할 수 있습니다. 혼자 공부하면 금세 지치지만, 친구와 함께 공부하면 서로 모르는 부분을 알려줄 수도 있고 서로에게 의지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친구와 놀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공부만 할 수 없기에 때론 친구와 노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독서실에 가겠다 마음먹은 친구들은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주구장창 놀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감시하기 보단 때론 믿고 맡겨 보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공부가 인생에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걸 부모님들은 알기에 더 '공부''공부'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잘 모릅니다. 겪어보지 않았기에.. 공부보다 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에.. 공부가 지겹기 때문에...
그렇다고 아이에게 강요만을 할 수 없습니다.
내 아이에게 관심 있는 부모라면, 여러 방향으로 아이가 학습할 수 있도록,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쩌면 내 아이 학습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실을 보내라고 해서 아이를 방치하란 말씀은 아닙니다.
감시하고 잔소리하기 보단 때론 믿고 맡겨주시고 의지할 수 있는 지지대가 되달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