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KBS 명견만리 '교육의 미래' (1)
매주 금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영되는 명견만리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미래 이슈를 명사가 강연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밤에는 일을 하고 있어 TV를 볼 수 없지만 명견만리란 프로그램 컨셉과 내용이 좋아 책으로도 읽고 관심있는 주제는 찾아 보기도 합니다.
2015년 11월, 교육의 미래란 주제로 이화여대 최재천교수와 아주대 박형주교수께서 강연한 내용이 얼마전 눈길을 끌었습니다.
1980년대 27%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이 2005년에 82%까지 뛰어올랐습니다. 불과 25년만에 대학진학률이 3배 가까이 뛴 것입니다. 대학에 가지 못하면 마치 주류사회에서 도태된 것만 같고, 취업도 어려울 것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우리는 그렇게 등떠밀려 대학에 입학합니다. 정확히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왜 대학교육이 필요한지 생각하지 못한 체.. 성적에 맞춰 그렇게 대학에 진학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하였고, 대학 졸업장이 있기에 지금은 누군가를 지도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대학을 진학하고 대학 졸업장을 받아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탄하고 안정적인 삶인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자식을 대학에 보내고자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입니다.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반듯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 첫 단추가 바로 대학입니다. 부모세대들이 그렇게 자라왔고, 그 방법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기에 부모님들은 기를 쓰고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이며 자식들을 무리하게 공부시킵니다.
아이도..부모도..힘들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겨우 대학에 들어가면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지 않는 오늘날의 현실.
고등학교 방식과 똑같이 주입식 교육을 지향하는 대학교육..
수천만 원을 쏟아 붓는 대학이 오늘날 과연 가치가 있을까요?
대학의 목표가 원래부터 취업은 아니였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을 통해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 힘, 비판적 사고 능력, 협업 등 고등교육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더 심도깊게 배우는 학문의 장이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교육은 고등교육과 마찬가지로 교수의 말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받아 적고, 달달 암기하여 내 생각이 아닌 교수가 설명한 이론을 정확히 적어내야만 좋은 학점을 받는 그런 주입식 교육이 대학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검색하면 찾아낼 수 있는 그런 정보를.. 대학은 여전히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암기시키고 그것만으로 학생을 평가합니다.
과연 이런 교육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대학 졸업장 하나 얻기 위해 우린 그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까요? 그렇다면 올바른 대학교육이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까요?
여기 미국의 한 작은 대학교가 있습니다. 1870년에 개교한 세인트존스 대학의 교과과정은 간단합니다. 각 학과에 맞게 약 100권의 책(특히 고전)을 읽는 것이 전부입니다. 고전을 읽고 교수와 학생들이 토론하는 방식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아~매우 이상적인 교육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 대학을 졸업한 한국인 학생이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 대학에 적용하기엔 이상적인 얘기 아닌가요?'라고..
우린 그 어느 곳에서도 생각하는 법을 키우지 못하고, 그저 주어진 지식을 암기하고 그대로 가져다 쓰는 법만 배웠습니다. 타인과 함께 소통하고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우린 각자해야 했습니다.
사회에 나오게 되는 순간 우린 누군가와 함께 일해야 하고,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일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대학교육은 생각하는 힘, 논리적인 사고, 협업 등을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세인트 존스 대학의 지도 방법이 100% 옳은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 방식은 분명 우리 대학이 벤치마킹해야 하는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최재천교수는 진리는 실용에 자리를 빼앗겼고, 정의는 실리에 무릎 꿇었다며 변화하지 않는 대학은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 대학의 수는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출산률 감소에 따라 학생수는 줄어들고 대학이 학문적 성취나 성공적인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학은 존재의 의미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학이 변화하려면 스스로 변화하려는 자정노력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교육시스템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조금은 바뀌어 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암기를 잘해서 받은 학점, 토익성적, 자격증으로만 개인을 평가하기 보단 창의적인 사고능력, 논리력,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종합적인 인재를 선발할 수 있어야 대학 교육도 그만큼 변화의 힘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