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by 비소향

KBS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안재욱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도 아빠가 되는 게 처음이라 서툴고 실수할 때가 있어. 그러니까 너희들이 아빠가 실수하거나 잘못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마다 아빠한테 말해줘. 말하기 힘들면 이 가족 노트에 대신 써줘도 되고.. 아빠도 처음이지만 잘하려고 노력할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며 남자와 여자는 아빠와 엄마라는 새로운 직함을 부여받습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는 '여보야~, S씨~'란 서로 간의 호칭이 OO아빠, OO엄마라는 호칭으로 바뀌며 부모라는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을 보면 부모가 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A~Z 설명서가 존재하지도 않고, 좌충우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알아서 잘 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드라마 속 안재욱의 말처럼 누군가의 아빠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처음이라서 실수할 때도 있고 의도치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아이를 인도하는 경우도 생기곤 합니다.

어느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정답도 없고, 그저 내 부모에게서 배운 대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분명 한계에 부딪히는 부모님들을 볼 때면 저도 어떤 부모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하곤 합니다.

글과 현실 사이에 큰 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번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정리를 하다 보면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

부모도 사람이고 감정적이기에 자식에게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2살 때에는 그렇게 낮잠을 좀 잤으면 좋겠지만 12살만 되어도 잠 좀 그만 자고 숙제하라고 아이를 야단칩니다.

초등학생 때에도 공부를 안 하던 아이에게 중학생이 되었으니 이제는 공부를 해야 하지 않겠냐며 아이가 바뀌길 기대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그대로인데 부모의 잔소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부모와 아이는 서로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멀어짐이 때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 부자간의 연이 끊어지는 경우도 봐왔고, 학습적이던 아이가 학습을 내평겨치는 경우도 종종 봐왔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반에서 5등을 하고 있으면 1등도 해봤으면 좋겠고, 하다 하다 안되면 서울권에 있는 대학이라도 갔으면 좋겠는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내 아이가 부모의 욕심만큼 따라와 주지 못한다고 해도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 것은 어느 가정에나 필요해 보입니다.


'자식의 거울은 부모'

케이블 채널 MBN에서 매주 파뿌리란 프로그램을 방영합니다.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가 3주간의 솔루션 기간 동안 부부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프로그램인데 어머니가 MBN을 하도 좋아하셔서 가끔 볼 때가 있습니다.

이혼위기 가정 대부분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서로 간의 신뢰가 깨지기 시작해 좋지 못한 모습을 상대에게 보이며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어릴 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부부인 경우 그 모습(자신의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배웁니다. 아빠와 엄마의 장점만을 쏙 빼닮은 아이였으면 참 좋겠지만 대부분 부모 중 어느 한쪽의 모습만을 닮거나 심지어 부모의 안 좋은 모습만 닮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가 올바르게 살아야 내 아이도 올바르게 커나간다는 아주 쉬운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제게는 세 살배기 조카가 있는데 어느 날 이 녀석이 아빠에게 오빠라고 하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누나가 매형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조카가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참 웃으며 넘어갔지만 아이는 알게 모르게 부모의 모든 것을 배운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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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습관을 물려준다는 것'

내 아이는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고,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싶고, 같은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좀 더 많은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길 원하는 것이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세상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아 맞벌이를 하다 보면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같이 저녁식사 한 끼 하는 것도 어려운 가정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저 역시 가정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제 어머니가 아버지 없이 삼 남매를 키우느라 밤낮으로 일하셔서 어릴 적 전 엄마와 외식을 한 기억도 여름휴가를 떠난 기억도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찌 보면 불우했지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항상 자식들에게 쓴소리 대신 격려와 칭찬을 해주셨고, 너만은 4년제 대학을 나왔으면 좋겠다며 공부하라는 말 대신 널 믿는다는 말로 기다려주셨습니다.

공부를 잘하라고 말하셨지만 시험 전날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으면 조용히 불을 끄고 가셨고, 성적표에 엄마 대신 사인을 해가도 알면서도 모른 척해주셨습니다. 잔소리 대신 자식에 대한 믿음으로 끝까지 기다려주셨고 고2 겨울방학 때부터 노력한 결과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제게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알게 모르게 전 그 영향을 조금씩 받아왔습니다.


저도 미래에 태어날 제 아이에게 좋은 습관 하나를 물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건 바로 책을 가까이하는 삶입니다. 제가 보여주지 못하는 삶의 부분도 책은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내 아이의 생각의 창이 조금 더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지금의 이 글은 아직 아빠가 되지 않은 제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행여 어긋나게 자라더라도 이 세 가지는 꼭 지키며 아이를 키우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는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아빠처럼 살지는 않겠어'란 가혹한 말은 들으며 자식을 키우면 안 되겠지요.


오늘은 현재의 제가 미래의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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