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위태로운 두 남녀
여자는 믿음이 필요했다. 그 남자와 함께 하고자 원하지만 그 어떤 확신도 남자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더 이상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 당장은 초라해도 훗날 당신과 내 미래가 지금보다 더 멋질 것이라고 믿게 해주는 그런 확신이 필요했다. 지금의 여자의 선택이 후회 없도록 해주겠다는 남자의 한마디가 여자에겐 간절히 필요했다.
공주 대접 따위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한 여자를 책임질 수 있는 그런 듬직함을 남자에게 원하는 것이었다. 어떤 날에는 ‘나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 않는 걸까?’, ‘이제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 건가?’란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이 남자와 함께할 땐 즐겁지만 이 남자와 미래를 그리기엔 너무나 불안정하다. 이젠 그만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인지.. 여자는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남자는 믿음만 줄 수 없었다. 널 평생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그런 허언 따위 내뱉고 싶지 않았다. 그 말이 두 사람 사이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 자신감 하나 가지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기에 쉽게 내뱉고 거둘 수 있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힘든 삶을 지탱해 온 여자에게 또다시 고단한 삶을 살아가게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확신이나 믿음을 줄 수 있는 실체가 아닌 말을 내뱉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 말곤 모든 것이 현실인데 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남자는 스스로도 아직 확신이 안 선다.
생각이 많은 남자는 비겁했다. 생각의 시간이 길어지는 동안 두 사람은 외줄 타기 하듯 위태롭기만 하다.
주변 사람들은 쉽게 결혼하고, 평범한 가정을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두 사람에게만 이리도 어려운 일인지.. 두 사람은 답답하기만 하다. 결혼도.. 일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열심히 산다는 것과 잘 산다는 것 그리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모두 다 다르게 정의 내려지는 세상 속에 두 남녀는 다시금 던져진다. 폭풍 같았던 토요일과 일요일이 지나고 다시 전쟁 같은 월요일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