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남자의 독법_8. 변화를 위한 독서
12월이 되면 대형서점엔 다이어리 판매대가 설치된다. 지인들과 함께하는 송년회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사람들은 다이어리를 구매함으로써 내년을 계획하기도 한다. 회사원에겐 종무식과 시무식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에 대한 시작과 끝맺음이고 우린 어떤 모습으로든 스스로 한 해를 정리하며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내게 변화를 가져다주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어떤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또 어떤 책을 읽으면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과 살아갈 날에 대한 다짐과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 잠깐의 독서가 행동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삶은 조금만 방심하면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기에 언제나 자신에겐 조금은 철저해야 한다.
공부를 하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마음먹고 공부하는 것이 어렵듯, 성인인 우리도 갑자기 마음먹은 대로 어떤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삶의 굴곡 없이 흐르는 대로 삶을 내버려둔다면 그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결국은 바르게 생각하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올해의 난 어떤 모습이었고, 내년의 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길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봐야 한다. 살다 보면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고,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집안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 더 큰 자신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헛소리를 믿지 않지만 작년보다 더 나아진 내 모습을 그리며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면 그 행동이 쌓이고 쌓여 습관이 되고 현재의 내 모습보단 더 나을 테니..
좋은 습관을 한 가지라도 제대로 갖는 것.. 난 그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스스로 마음먹는 것이 쉽지 않거나, 누군가 내게 따끔한 질책을 해주길 바란다거나,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책을 집어 든다. 이때 주로 집어 드는 책은 쉽게 쓰였거나,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책이 대부분이다. 이런 부류의 도서는 결국 삶의 한 부분이라도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읽은 것에 의의가 있기에 읽고 난 후 실천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1] 왜 일하는가_이나모리 가즈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빼놓고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하며 살아가기에 일에 대한 목표와 계획은 어쩌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본 최고의 전자, 정보, 세라믹 기기 제조기업인 교세라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가 일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담은 이 책은 어떻게 일을 하며 성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생과 일=능력*열의*사고방식'이라는 그의 인생방정식에 공감하며 내년도 업무 목표를 생각해본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이루어내려면 스스로 활활 타올라야 한다. 스스로 타오르기 위해서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더없이 좋아해야 하며, 그 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확고해야 한다.
_P75
[2] 인생의 격차는 30대에 결정된다_오스카 히사시
스물아홉 시기에 읽었던 책. 책 제목에 이끌려 거침없이 읽어 내려간 이 책이 5년도 넘게 내 기억 속에, 독서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그렇게 영감을 주지도... 특별한 것이 담겨 있지도 않다. 하지만 책을 집어든 그때의 내 상황, 나이, 그 무렵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책 속에 잘 녹아들어 있었기에... 지금의 내게도 깊게 각인이 되어 있지 않나 싶다. 책 내용처럼 모든 내용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가끔.. 독서노트를 들쳐보며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었던 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며 난 얼마나 자랐을까... 생각해 보지만 아직은 많이 부끄럽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40대가 돼서 이 노트를 바라보며 예전보다 더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2017년은 내게 참으로 중요한 해이기에 5년 전 책을 읽었던 그 첫 마음을 간직하며 그렇게 스스로를 담금질해본다.
[3] 습관의 힘_찰스 두히그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우리는 습관이 몸에 밴 순간부터 그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삶의 계획을 세운다는 건 어쩌면 새로운 습관을 가진다는 말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습관과 관련하여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된 이 책은 신년 계획을 세우기 전 읽어보면 참 좋을 책이다. 학생이라면 현재 난 어떤 습관을 갖고 공부하는지, 직장인이라면 어떤 패턴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해왔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위에 언급한 세 권의 책은 모두 3~5년 전에 읽었던 책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어떤 메시지를 던져 주었던 이 책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지금은 자기개발서를 잘 읽지 않지만 삶의 계획을 세워야 할 때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할 때면 어김없이 자기개발서가 생각난다. 그럴 땐 많은 자기개발서를 읽기보단 몇 권의 도서를 통해 내게 맞는 자기계발 방법을 찾게 된다.
독서를 하며 떠올랐던 계획이나 다짐, 행동규칙들을 노트에 기록해둔다. 그 기록들은 누군가 보기에 허황돼 보이기도 하고, 쉬워 보이기도 하고, 개연성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이여도 생각하고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괴물투수 오오타니 쇼헤이가 고등학교 시절에 작성한 자신의 계획표. 이루고자 하는 단 하나의 목표를 8가지 작은 목표로 나누고 그에 대한 세세한 실천방안을 나열한 그만의 계획표...
고등학교 시절 이런 계획을 세웠다는 것 자체가 참 대단해 보인다. 오오타니처럼 우리도 자기개발서를 읽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세워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쩌면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가 아닐까 싶다.
막연히 지키지 못할 계획을 세워 자신도 모르게 흐지부지 될 것이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위에 다짐한 목표 전부를 달성할 수 없을지라도 단 한 가지라도 달성한다면 우린 또다시 목표 수립과 실행이라는 동기를 얻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계획과 실천에 대한 피드백과 보상은 반드시 스스로 행해야 한다.
우린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계획한 대로 행동하며 살아가려 해도 삶의 크고 작은 풍파를 만나며 이내 다잡았던 마음이 부서지기도 한다. 어쩌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행위도 우리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행위일런지도 모르겠다.
건강한 신체, 잘난 부모님을 둔 덕분에 큰 노력 없이도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을 주변에서 보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 부럽다. 부럽지만 우리에겐 각자 주어진 삶이 있다. 주어진 삶의 범위 내에서 노력하고 감내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느낀 순간부터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되기를 바라고 계획하며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부모를 만나 호강한 정유라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허탈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지만 정유라 이전에도 사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정유라만큼은 아니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우린 분노하고 분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위해 올 한 해를 잘 정리하고 내년을 잘 준비하는 지혜도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