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는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징징징 기타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집 안을 감싼 고요함을 깨우는 소리는 어딘가 경쾌하면서도 익숙했다.
진국씨는 언제나처럼 새벽의 적막을 깨고, 기타를 들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 소리는 기타줄을 튕기는 소리와 함께 그의 하루를 열었다.
한참 동안 기타 소리가 끊이지 않자, 참다못한 소희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방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열정적으로 기타를 치고 있는 진국씨를 보며 짓궂게 한마디 던졌다.
“뭐야? 갑자기 기타리스트 되는 게 꿈이야?
아니면 시니어 기타 대회 나가려고?”
기타치는 진국씨 농담 섞인 핀잔을 던졌지만, 사실 소희는 진국씨의 새벽 기타 연주가 조금은 이해되지 않았다.
소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침은 따로 있었다.
말씀을 읽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며, 책도 좀 읽고, 가볍게 운동도 하는 그런 시간.
새벽의 조용한 순간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익하게 채우기를 바랐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소박하지만
이상적인 루틴이 있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기준이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그 기준이 유일하게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문득 다른 시각에서 진국씨를 바라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매일 아침 어김없이 기타를 들고 앉아 연주하는 진국씨의 모습은 어쩐지 존경스러웠다.
그것이 무엇이든, 한결같이 어떤 일을 지속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누가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열정으로 무언가를 계속할 수 있을까?
진국씨의 모습은 그런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그 꾸준함이야말로 진국씨를 특별하게 만드는 매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희는 문득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얼마나 꾸준했을까?
새로운 계획과 다짐을 세우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개 흐지부지되곤 했다.
진국씨를 보며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쉽게 포기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변명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매일 아침, 기타를 들고 집중하는 진국씨의 모습은 소희에게도 은근히 자극이 되었다.
그녀는 그가 기타를 치며 몰두하는 순간의 표정을 가끔 관찰하곤 했다.
진국씨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그 리듬과 멜로디는 어느새 소희의 마음에도 잔잔히 스며들었다.
처음엔 그 소리가 어쩐지 방해처럼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소희는 알게 되었다.
진국씨는 그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오늘도 소희는 기타를 연주하는 진국씨를 보며 생각했다.
그는 정말 자신과는 다르다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이라고.
진국씨의 꾸준함과 열정은 그녀에게도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되고 있었다.
소희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진국씨의 연주를 들었다.
그의 기타 소리는 더 이상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배경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배경음 속에서 그녀는 조금씩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아침부터 락이 아닌게 어디인가?
아름다운 찬양 노래 소리에
오늘 아침, 기타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은 유난히 부드럽고 따뜻하다.
진국씨의 연주는 어느새 집안 구석구석을 감싸며 소희의 마음까지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몰입은 산만함 속에서 잃어버린 깊이를 되찾는 행위다."
칼 뉴포트 (딥 워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