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넘어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굵어진다.
"해솔아! 눈 와!~"
온라인 수업 중인 아이에게 창밖을 내다보라고 일러둔 뒤 잠시 창밖을 내다보며
예쁘단 생각을 하지만
나가야 할 일이 있는 난 걱정이다.
아이와 함께 다녀올 곳이 있어 옷을 챙겨 입은 후
다녀와서 눈 쓸어야 할 생각에 내리는 눈을 보는 눈이 곱지 않았나 보다.
"엄마! 어른들과 아이들이 눈을 보는 시선이 달라~!"
"응... 그렇네. 보기는 좋다. 집안에서 창밖을 내다볼 땐... ^^;;; "
'딸아! 나도 눈 내리는 걸 마냥 좋아했단다.
하지만 운전도 해야 하고 집 앞을 쓸어야 하고 혹시 꽁꽁 얼까 봐 걱정도 되고...
어른이 된다는 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
그냥 속으로만... ^^
특히나 초등학교 다닐 땐 눈이 내리면 어린이들은 모두 모였다. 방학이라도 학교 운동장에 모여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집전화에 불이 났었다. ^^
집 앞에서는 또 동네 친구들, 언니 오빠들 모두 나와 연탄재 굴려 눈사람을 크게 만들었다. 그랬었다.
눈덩이를 뒷목덜미 옷 사이로 집어넣고 도망가도 좋~다고 까르르 대고 공터에 눈 언덕이라도 만들어지는 날에는 아빠가 만들어주신 썰매를 들고나가 코가 빨개지도록 타고 놀았다. 추운 줄도 모르고~
어디 시골 얘기가 아니라 도시에서도 그러고 놀았다.
그렇게 나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내 딸은 잘 모르겠지. 내가 내 엄마의 어린 시절을 굳이 짐작하며 엄마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