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쁠 것도 절망할 것도 없다" 류현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리고 퇴원하고 일상에 복귀해서도 제일 힘들었던 건, 자꾸만 마음이 쓸데없이 약해진다는 거다. 자꾸만 현실을 비관적으로 보게 된다는 거다.
사실 난 액티브한 스포츠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걸 즐긴다. 매일 아침 걷고, 걸으면서 팟캐스트를 듣고, 요가를 하고, 매일 꾸준히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특히 걷는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은 내 스스로 일상에서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넘어지고 나서 지금까지 두 달 동안 그 즐거움이, 평온한 일상이 모두 깨져버렸다.
제대로 걷지 못하니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인 것이 첫 번째 어려움이요, 걷는 동안 생각하는 시간이 없어졌다는 게 두 번째 어려움이다.
특히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는 말 그대로 환자였다. 환자복을 입고 삼시세끼 나오는 밥을 먹고, 그렇게 2주 동안 생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퇴원해서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생겼다.
넘어지던 순간, 오른 발이 꺾이던, 내 두 눈으로 본 그 장면이 몇 번이고 슬로우 비디오로 반복되곤 했다. 그러다 오른 발을 바라보면 깁스 안에 꽁꽁 싸매져 있다. 절대 발에 체중을 싣지 말라는 당부가 있어 가까운 거리를 갈 때도 꼭 목발을 짚었다. 미세한 통증도 남아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무심하게 말씀하신 "뼈가 부러진 곳은 없는데, 여러 군데 부서졌어요."라는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돈다. 수술만은 안 하길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고 바랐던가. 그런데 어느 순간 현실은 병실 안이었다.
언제 다시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이렇게 한번 비관적인 생각에 빠지면 생각보다 쉽게 그 생각들에 잠식된다.
그때 느낀 게 있다.
어려움, 불행을 제일 연민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꾸만 비관적으로 현실을 보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
당연히 나의 불행이고 어려움이기 때문에 타인이 바라보는 것과 같을 수 없다. 상황을 직접 헤쳐나가는 입장이 되어보면 실제로 직면해야 하는 어려움이 더 많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비관적인 스스로의 생각이었다.
조금만 초연해질 수 있을까? 조금만 떨어져서 상황을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적어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 어렵게만 보이던 것들이 조금씩 방법이 보인다. 말로 하면 쉽지만 조금만 태연하게 스스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 이게 실제로 겪어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다가 류현진 선수의 기사를 보았다.
이 한마디에 큰 감동을 느꼈다. 운동 선수이기에 부상은 분명 그에게 큰 난관일 것이다. 좌절감을 느껴야 했을 혼자만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진짜 강한 선수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살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것 때문에 힘든 시간을 이겨내야 할 때, 그때 "나쁠 것도 절망할 것도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그대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응원한다.
#류현진선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