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선택이라는 이름의 강요

나이 들어 외롭다는 분! 니가 키워줄거냐?

by 신광균
혹시, 결혼하셨나요? 네
그러면 자녀는...?


아직 없습니다. 아! 그렇군요. 이 대화가 여기서 끝나면 정말 좋겠다. 그러나 끝나지 않을 경우 참 불편하다.

이유를 물어보는 보거나 앞으로 낳지 않을 계획이냐는 아주 내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무례하기도 하다. 만약, 낳지 못하는 거라면 엄청난 상처가 될 텐데, 어쩌려고 저런 용감한 질문을 막하는 건지.. 난임이 더 이상은 희귀하지도 않을 세상에 말이다.


그런 것 같다. 탄생. 연애. 결혼. 출산. 죽음 이 5 공정의 삶의 당연한 다음 차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결혼을 했으면 응당 출산을 하는 거니 너무나 당연한 질문을 하는 거였다. 마치 일어나 아침에 만나면 안녕하세요? 하듯 말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출산이 당연한 것인가? 누구는 본능이니 그렇다 할 수 있겠지만, 우린 닝겐, 휴먼이니 그 당연한 본능 말고 이성으로 생각해보자.


선택이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선택은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변화가 없는 것은 선택이 아니다. 그런데 왜 아이를 낳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나는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있겠다는 것인데 말이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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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이지만 나름 가까운 사람들은 호기심에 물어본다.

왜 낳기가 싫은 거야? (이 질문이 참 애매하다. 나는 낳는다는 선택을 하지 않는 건데... 정정하고 싶지만 참아본다.) 애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아니면 부모가 된다는 두려움이야?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우리 부부는 나름 나쁘지 않게 벌기에 돈 문제는 아니고, 부모가 된다면 누구보다 더 잘 키울 자신이 있어 두려움도 없다.


이러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묻는다. 그러면 왜?


아마 이 질문은 아이가 너무 좋고 사랑스러운데 방해물이 될만한 모든 것이 없는데, 왜 그 좋은 것을 안 하는 거냐는 뜻이라 생각한다. 그러게 나도 딱히 잘 모르겠다. 나는 그냥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아직은 모르겠고, 아직 답을 찾지도 못한 것뿐이다. 아니 찾을 생각도 별로 없다.


그리고 이건 참 무책임하고 무례한 말이다. "낳아보면 니 애는 다를 거야" 본인이 너무나 좋아서 강추해 주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니면 어떡할 건데?라고 늘 물어본다. 절대 그럴 리 없단다.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그게 그렇게 좋은 거라면 수많은 버려지는 아이와 고아원이라는 사회 시스템은 존재해서는 안된다. 그야말로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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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연하듯 쏟아 냈지만 그렇게 반감이 있거나 화가 난 건 아니다.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니까 고맙게 생각한다. 그러나 몸에 좋은 약도 본인이 먹기가 싫다면 무효하다. 누가 그랬다.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는 듣는 사람의 기분이라고. 하지만 나도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잘 피해 가기도 한다.


이런 일이 왜 이렇게 자주 있을까 뇌피셜을 돌려보자면 이런 것 아닐까 싶다. 우리 사회엔 보통 가정, 정상 가정의 틀이 있는데, 그걸 벗어나 있거나 아직 미완성인 사람을 보면 주변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어떤 표준화된 삶이 있고, 그것이 가장 큰 미덕이자 행복으로 가는 확실한 방법인데, 그걸 몰라서 못하고 있는 사랑하는 지인을 본다면 나라도 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좋은 의도이다. 하지만 늘 옳지는 않다.


세상에 보통 가정, 정상 가정은 없다. 사람이 하나하나 다 개별적이듯 가정도 그렇다. 편부모일 수도 있고, 형제가 없거나, 자녀가 없거나 너무나 다양한 형태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해달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태어난 사람, 개발 도상국에서 태어난 사람, 중진국에서 태어난 사람, 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너무나도 대단한 나라이다. 그러니 내가 경험조차 못해본 지금 세상의 방식을 100% 이해하고 따라 달라하면 너무나도 무리한 부탁일 것 같다. 그래서 어차피 내가 소수이니 적당히 유쾌하게 밀쳐내며 살아 가려한다. 가끔 택시 기사님이 결혼했는데 왜 애 안 낳아? 하고 긴 대화가 예상되는 질문을 하면 사실은 "제가 문제가 좀 있습니다." 하며 스윽 넘겨버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니 귀찮을 때 써보길 바란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출산율이라는 사회문제도 늘 나에게 꼬리표처럼 붙는 질문이다. 제가요?라고 말하고 싶은데 여하튼 출산율을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으니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출산율 문제가 크니 네가 애를 낳아야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 생각한다. 출산율을 높이는 건 그런 단순한 훈계나 권유로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나는 누구보다 우리 공동체를 사랑하고 관심도 많다. 왜냐하면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이고, 내가 살아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출산율이 문제가 되어 딩크세를 도입한다면 얼마라도 더 낼 생각이 있다. 조세 형평성의 문제가 나오겠지만 난 그럴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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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금을 모아 진짜 아이를 낳고 싶은데 낳지 못하는 부부나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청년들을 돕는데 썼으면 좋겠다. 나처럼 생각 없는 사람 설득하지 말고 생각은 간절한데 못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게 진짜 공동체를 위하고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던 어느 공직후보자의 말로 끝을 내려한다.


한 사람과 인연을 맺고 그 사람을 길러내는 일이 꽤나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저의 최선과 진심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공직자가 많아서 내가 출산율 운운하는 이상한 잔소리를 안 듣게 출산율을 2.0까지 끌어올려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코스피 5000, 출산율 2.0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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