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의리 그 중간 어디즈음

우리가 어?! 남이가?!

by 신광균


부부는 사랑이 아니라 의리로 사는거야


사실 결혼을 하게 될때쯤, 그리고 워낙 여기저기서 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랑하는 남녀가 가정을 꾸려 함께 살아가는데, 그 바탕이 되는 건 사랑이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의리라고 하는거지? 아~ 이건 그냥 비유와 상징 같은 거겠구나? 익숙함이 가져오는 변화를 말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100% 이해한다. 하지만 약간의 의미는 다를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gL_SC28K4BAqa-M0cqlK50DZz8I.png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는 좋게 변한 거다. 발효라고 할까?


메주가 시간에 걸쳐 발효하며 더 좋은 성분의 된장이 되듯 부부의 사랑도 시간을 더해 사랑 v2.0으로 변했달까? 그렇지만 그 바탕에는 사랑이 있으니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결혼은 연애와 다르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산다는 것으로 큰 차이가 생겨난다. (주말부부가 있다면 좋...)그리고 서로의 가족이 느슨하지만 나의 가족의 테두리에 들어오게 된다. 느슨하다고 표현 한 것은 아무래도 원래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테두리에 들어오게 된다고 한것은 그렇다고 남은 아니기 때문이다.


종종 이 확장된 가족의 테두리에 확고히 들어와 있는 분들이나 그렇게 하려고 힘겨워 하는 분들이 있던데 난 그런 취향은 아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그 부분은 패스~~ 이야기 하면 길어진다.


그렇게 서로의 가족과 가족사가 합쳐지며 어려운 일도 2배, 기쁜 일도 2배, 짜증나는 일도 2배가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아픔도 2배가 된다. 그리고 나와 너도 합쳐졌으니 우리가 겪는 일도 2배가 된다. 게임으로 치자면 같은 시간에 결혼전에 먹던 몇배의 경험치를 먹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레벨업이 빠르다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함께 보스 사냥을 하는 동료 처럼 역경과 고난을 함께 겪다보면 왠지 모를 동질감과 동료애(?)가 싹이 튼다. 특히나 즐거웠던 경험보다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야 하는 큰 아픔이나 부모님께도 털어놓지 못할 창피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큰 아픔이나 수치스러운 일들을 함께 보내면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경을 겪는 부부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위에 게임 경험치에 비유한 것이 딱 적절한 것 같다. 더 많은 경험치는 더 많은 그리고 더 강한 몹(시련과 아픔)을 사냥 해야 하는 것이고, 그걸 견디지 못하면 'game over'가 되니 말이다.


그러면 의리로만 살 수 있을까?

위에서 사랑 v2.0이라고 한 이유는 이것이다. 당연히 의리로 살지만 의리로만 살 수 없다. 왜냐하면 부부는 기본적으로 연인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제일 우선이다.


img.jpg


오래동안 유행하는 노래의 가사처럼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사이다. 혈연도 아니고 원래부터 가족도 아니었으며 친척도 아니기에 언제든 서로가 원하면 끝나는 사이이다. 영원할것 같지만 영원하지 않은 사이란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리가 쌓였다고 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사랑의 유통기한이 다할 수 있다. 익숙함에 속아 무례함을 저지르고, 익숙함에 속아 배려하지 않으면 사랑은 금방 도망간다.


그때가 되면 의리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그 바탕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자면

사랑으로 시작한 부부는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의리라는 새로운 감정을 쌓아가지만 바탕이 되는 사랑이 끝난다면 금새 끝이 날 수 있는 사이다. 그렇기에 늘 최선을 다해서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 삶이 다하는 날까지~~

(라고 서로 결혼식때 맹세하지 않았나?)


그렇게 오늘도 나는 의리라는 이름의 사랑 v2.0을 실천 중이다.

(오늘은 나 잘했지? 수줍)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이와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