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객실에서 배운 감사의 마음
다낭에서 하노이로 가는 기차.
해질 무렵의 역은 사람 냄새로 가득했다.
우리가 탄 슬리핑칸은 태국의 그것과는 달랐다.
하얀 시트는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고, 창문에는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그래도 눕는다는 게 어디인가 —
이 불편한 침대조차, 오늘의 숙소였다.
아이들은 이제 웬만한 불편함에도 놀라지 않았다.
“엄마, 그래도 누워서 가니까 좋다.” 그 말에 나는 잠시 울컥했다.
화장실은 지독한 냄새가 났지만
“그래도 쓸 수 있으니까 다행이야.”
나의 아이들은 이제, 불편함 속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 있었다.
한참을 달리다 잠이 들 무렵, 덜컹이는 문이 열리고 두 소녀가 들어왔다.
위칸 하나에 나란히 누운 두 자매는 우리 딸 또래였다.
그들의 아버지는 문을 자주 열어 아이들을 확인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고 빵 한 조각, 과일 몇 알을 내밀었다.
“같이 드세요.”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했다.
기차의 흔들림 사이로 작은 호의가 오갔다.
나는 그 순간, 이 나라의 소박한 온기를 느꼈다.
그런데 머리맡에서 무언가가 스쳤다.
바퀴벌레였다.
잡으려다 놓쳤다.
그저 ‘이 또한 여행의 일부’라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아침이 오자, 기상 음악이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기차 안은 여전히 흔들렸지만,
아이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작은 무도회를 열었다.
밖에서는 “쑤오이!” 하며 아침 죽을 파는 상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뜨거운 죽 한 그릇을 사 와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 순간, 숟가락보다 먼저 바퀴벌레가 튀어나왔다.
딸은 비명을 질렀고, 아들은 아랑곳없이 죽을 한 숟갈 떠먹으며 말했다.
“엄마, 이거 맛있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났다.
우리는 불편함 속에서도 잘 먹고, 잘 잤고, 무엇보다 많이 웃었다.
그렇게 다낭에서 하노이로 향하던 그 기차는 우리에게 ‘감사’라는 단어를 새겨준 여행이었다.
이제 돌아보면, 그 낡은 객실 속에서 배운 건 단순한 인내가 아니었다.
삶은 깨끗하고 편해야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는 것.
따뜻한 마음 하나면,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밤조차 기억 속에서는 반짝이는 추억이 된다는 것.
베트남, 다낭 → 하노이
덜컹이는 밤,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