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광고 제안과 콜라보 요청 쇄도
리치가 '라면천원'의 메인 광고 모델로 등장한 이후, 그의 이름은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와 SNS를 장식했다.
귀여운 치와와의 당찬 탈출극, 도그펜스 안에서 가볍게 나오는 모습은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와 밈으로 재탄생되었다.
이제는 리치가 등장한 광고만 해도 열 개가 넘었고, 광고주들의 제안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정훈 대표님, 리치와 커피 브랜드 콜라보 제안 들어왔습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 브랜드에서도요.
그리고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에서도 대형 계약을 원하고 있습니다.”
비서가 이메일 목록을 정리해 전달하자, 정훈은 피곤한 눈을 비비며 웃었다.
“커피, 아이스크림, 반려동물 간식까지... 리치가 이렇게 다재다능할 줄이야.”
정훈의 모니터에는 리치의 다양한 모습이 떠 있었다.
혀를 살짝 내민 귀여운 웃음, 그리고 그 특유의 ‘당당한 꼬리 워킹’. 리치는 단순한 강아지를 넘어, 이제는 하나의 캐릭터이자 브랜드 아이콘이었다.
그러던 중, 유독 눈에 띄는 제안 하나가 정훈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획안: 리치 한정판 라면 컬렉션]
“리치의 개성을 담은 라면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각기 다른 맛으로 구성된 리치 라면 3종 – ‘용감한 매운맛’, ‘귀여운 치즈맛’, ‘당당한 소고기맛’!”
정훈은 혼잣말로 중얼이며 미소 지었다.
“라면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스토리를 담는 상품이 되는구나.”
그날 오후, 정훈은 사무실에 리치를 앉혀두고 진지하게 물었다.
“리치야, 이번엔 네가 주인공인 라면이야. 어떤 맛이 제일 끌려?”
리치는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갑자기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정훈 쪽으로 뛰어왔다.
혀를 살짝 내밀고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리치의 표정은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매운 맛!
난 작지만, 용감하다고. 매운 건 내 스타일이지!”
정훈은 웃으며 노트북을 열었다.
“그럼 첫 번째 맛은 리치의 용감한 매운맛이다.
다음은 너의 따뜻한 모습처럼 부드러운 맛으로 가자.
치즈나 크림 맛 어때?”
리치는 몸을 비비며 동의하는 듯 굴렀고, 정훈은 그 장면을 찍어 SNS에 올렸다.
순식간에 수십만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쏟아졌다.
그 무렵, 영화 제작사 두 곳에서 흥미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리치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타이틀: 『리치의 세계 모험기』 – 용감한 강아지의 대모험!”
정훈은 메일을 읽다가 눈을 크게 떴다.
“이젠 애니메이션까지...? 리치, 넌 정말 슈퍼스타가 되어가는구나.”
리치는 그 말에 고개를 살짝 들고, 뽀쪽한 발로 정훈의 무릎을 툭 쳤다.
마치 "알았어, 나 멋지지?"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 하루에 리치를 통한 브랜드 수익만 3천만 원을 넘어섰고, 그의 얼굴은 시리얼 박스부터 공항 입구의 대형 전광판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장식하고 있었다.
정훈은 문득, 이 모든 흐름이 믿기지 않아 조용히 사무실 창밖을 바라봤다.
그때, 리치가 조용히 정훈 곁으로 와서, 다소 느릿하게 무릎 위에 몸을 기댔다.
예전 같으면 신나게 뛰어다녔을 리치가 오늘은 유난히 말이 없었다.
그 눈동자는 살짝 지쳐 있었고, 정훈은 직감했다.
“…리치야, 괜찮아?”
리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정훈은 그 눈빛에서 무언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나, 조금만 쉬면 안 될까?”
정훈은 조용히 리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끝에서,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닌, 가족으로서의 따뜻한 유대감이 느껴졌다.
“그래, 너도 쉬어야지. 아무리 스타여도… 강아지도 쉼이 필요하니까.”
정훈은 리치를 조심스레 안고, 사무실 창가 소파에 함께 앉았다.
창밖으로 저물어 가는 해가 사무실 안을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그 순간, 정훈은 깨달았다.
리치는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니라, 그와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는 진짜 친구이자 가족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