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NFT 출시 5분 만에 완판, ‘리치 펫코인’ 상장
따뜻한 오후 햇살이 거실 창가로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창틀 아래, 리치는 푹신한 쿠션 위에 작고 조용한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워 있었다.
은은한 라벤더 향이 공간을 채웠고, 그의 갈색 털은 햇빛에 반짝이며 황금빛으로 물들어갔다.
정훈은 소파에 앉아 리치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로 오늘, ‘리치 NFT’가 전 세계 동시 출시되었고, 그는 지금 실시간으로 그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
스마트폰 화면은 숨 가쁘게 숫자를 갱신하고 있었다.
트래픽은 폭주했고, NFT 거래 플랫폼의 서버가 일시적으로 느려질 정도였다.
판매 수량: 2,000개 → 1,487개 → 733개 → 256개 → 83개…
정훈은 심호흡을 하며 마지막으로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SOLD OUT
“…5분.”
정훈은 순간 말을 잃었다. 그저 놀란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다, 이내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딱 5분 만에… 전량 완판이야.”
화면에는 전 세계 NFT 유저들이 실시간으로 남긴 댓글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NFT가 아니야. 리치는 이제 하나의 상징이야.”
“밈의 제왕, 리치가 진짜 자산이 되다니… 믿을 수 없어.”
“블록체인까지 먹어버린 귀여움의 끝판왕ㅋㅋㅋ”
‘리치 NFT’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리치의 다양한 순간—첫 광고 촬영 때의 당당한 눈빛, 도그펜스 문을 열고 나올 때의 역동적인 모습, 치즈 라면 광고 속 장난기 가득한 표정 등—이 각각 고유한 디지털 자산으로 발행되었다.
게다가 구매자에게는 리치 굿즈, 특별 한정판 라면 패키지, 오프라인 이벤트 티켓 등 실물 혜택도 주어져, 그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되었다.
정훈은 이어서 또 다른 앱을 열었다.
바로 ‘리치 펫코인’이 상장된 가상화폐 거래소였다.
상장가: 0.01달러 → 0.5달러 → 1달러 돌파 → 2.3 → 3.8 → 4.6 → 5.0달러!
거래량은 폭발했고, 코인 커뮤니티는 환호의 장이 되었다.
리치 펫코인의 시총은 단숨에 수억 달러를 돌파하며, ‘펫 테마 코인’ 중 최초로 글로벌 트렌딩에 올랐다.
정훈은 그 순간, 잠시 현실감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슴은 두근거렸고, 손끝은 약간 떨렸다.
이 모든 것이 정말 현실인가. 단순히 귀여운 강아지였던 리치가, 이제는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을 뒤흔드는 존재가 되었다니.
“리치야… 너 진짜 해냈구나.”
뒤를 돌아보자, 리치는 여전히 쿠션 위에서 잔잔한 숨결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가끔씩 발을 파닥이며 꿈속에서 달리는 듯한 몸짓을 했다.
아마도 그 꿈 속에서도 광고를 찍고, 라면을 맛보고, 전 세계를 누비고 있겠지.
정훈은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네가 이렇게 멋진 세상을 만든 거야, 리치.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고, 새로운 가치를 열었어.
그리고 이제… 너는 미래의 일부가 됐어.”
창밖에서 부드러운 바람이 커튼을 흔들었고, 그 틈 사이로 빛줄기가 흘러들어 리치의 털을 다시 한 번 따스하게 감쌌다.
이제 ‘리치’라는 이름은 단순한 반려견의 이름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브랜드였고, 스토리였으며,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사람들은 리치를 통해 웃고, 감동하고, 연결되었다.
그리고 정훈은 알았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때로는 그렇게 조용히 작고 귀여운 존재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