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하와이 – 가족이라는 천국
‘리치펫’, ‘라면천원’, ‘리치재단’까지…
인생의 굵직한 과업들을 하나씩 정리하던 어느 날이었다.
서울의 봄은 조용히 흐르고 있었고,정훈은 리조트 서재에서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넘기고 있었다.
그때, 서연이 슬그머니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아빠, 우리… 가족 여행 한 번 가면 안 돼요?
아무 일정도 없이, 그냥 놀기만 하는 거요.
진짜, 아무 일도 안 하는 그런 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훈은 문득 어릴 적 서연의 손을 잡고 바닷가에서 뛰놀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은 손, 큰 웃음, 그리고 물살 위로 반짝이던 햇살.
그는 웃으며 말했다.
“가자. 하와이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사랑만 하자.”
하와이, 마우이섬.
푸른 바다와 초록의 바람이 만나는 곳.
정훈은 흰 리넨 셔츠 차림으로
바다 앞 풀빌라 테라스에 앉아 따뜻한 코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천천히 셔츠를 스치고, 커피향이 잔잔히 퍼졌다.
은주는 리치와 럭키에게 하와이안 무늬의 수영복을 입혀 양팔에 안고 천천히 햇살 아래 걸어오고 있었고,
서연은 드론을 띄워 가족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정훈은 조용히 속으로 말했다.
“이런 게, 성공의 진짜 의미일지도 모르겠네.
함께 있고, 웃고, 아무 계획도 없는데…
세상에서 제일 좋잖아.”
하루하루가 선물이었다
첫째 날, 네 사람은 해변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서연은 조개껍데기를 하나하나 꿰어 가족에게 ‘조개목걸이’를 선물했다.
“이건 오늘의 기억을 목에 걸 수 있게 만든 타임캡슐이에요.”
정훈은 조용히 목걸이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 날, 리치와 럭키는 애견 전문 서핑 체험에 참여했다.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뒤뚱거리다 다시 올라오는 리치를 보고 온 가족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우리 리치, 하와이 대표 서퍼견 예약이네!” 은주가 말했다.
셋째 날 밤, 정훈은 은주를 바닷가 야경이 보이는 산책길로 데려갔다.
조용한 파도 소리 아래, 그는 조그마한 반지를 꺼내며 말했다.
“그때 내가 청혼할 땐 아무것도 없었지만, 지금은 마음이 꽉 찼어.
다시 물을게.
이번엔 모든 걸 가진 채로.
은주야, 내 곁에 다시 와줄래?”
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사실 한 번도 떠난 적 없는데…”
넷째 날, 가족은 전통 하와이안 옷을 입고 야자수 아래에서 사진작가와 함께 가족 사진을 찍었다.
리치는 꽃목걸이를 하고, 럭키는 잎사귀 왕관을 썼다.
정훈은 사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성공의 얼굴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