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새로운 시대의 서막
2060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남과 북으로 나뉘지 않았다.
서울과 평양, 두 도시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가를 울렸고, 그 순간, “하나의 조국”이 역사 위에 다시 태어났다.
국호는 여전히 대한민국이었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달라졌다.
분단을 넘어선 통일 민주국가.
이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되었다.
평양은 북부 자치수도, 서울은 남부 자치수도로 지정되었다.
두 도시는 상징과 기능을 나누며 균형을 이뤘다.
행정과 정치는 양방향으로 흐르고, 문화와 교육은 하나의 흐름으로 엮였다.
청년들이 말하곤 했다.
“예전에는 ‘서울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젠 ‘평양 캠퍼스 지원할까?’라는 말이 더 익숙해졌어요.”
통일 직후, 국내외 투자자들의 시선은 한반도에 쏠렸다.
리치재단의 500조원 통일기금은 북부의 인프라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투입되었다.
도로와 철도, 스마트 산업단지가 평양, 원산, 청진에 조성되었고, 남북 합작 기업이 기술과 자원을 교류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었다.
‘라면천원’은 평양, 신의주, 함흥에만 6개월 만에 50개 매장을 열었고, ‘리치펫’은 남북 유기동물 보호소를 통합해 ‘통일 반려견 리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라면천원과 리치펫은 나스닥에서 ‘한반도 통일 프리미엄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섰다.
사람과 사람의 통합, 가장 큰 변화는 기술도 자본도 아닌, 사람 사이의 거리가 줄어든 것이었다.
남북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서연 통합 캠퍼스’가 평양과 대전에 각각 세워졌다.
그곳에서는 절망보다 꿈이 먼저 통했고, 배경보다 ‘가능성’이 먼저였다.
한 평양 출신 대학생이 말했다.
“서연 대통령이 만든 건 단순한 도로나 법이 아니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이었어요.”
2063년 봄, 서연 대통령은 퇴임을 맞이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국민 앞에 섰고, 말없이 마이크 앞에 섰다.
그 순간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 백만명이 숨을 멈췄다.
“이제 제 역할은 끝났습니다.
다음 세대가 대한민국을 더 높이 이끌어줄 것입니다.
저는 이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이 나라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은 정치적 수사도, 업적 자랑도 없었다.
오직 진심만 있었다.
그날 광장에는 꽃다발을 든 사람들이 모였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입을 모아 외쳤다.
“서연, 고맙습니다.”
정훈은 조용히 서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은주에게 천천히 속삭였다.
“서연이는,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 그 자체였어.”
은주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자랑과 평온이 담겨 있었다.
서연은 꿈과 희망을 이뤘고, 그들은 그 역사 속에서 작은 평화를 살아가고 있었다.
유엔은 서연 대통령을 ‘인류 평화의 아이콘’으로 지정했다.
그녀의 통일 전략은 전쟁이 아닌 신뢰와 포용의 교과서가 되었고, 각국의 정치·외교 교과서에 ‘서연 통일 전략’이 실렸다.
“힘이 아닌 신뢰로 이룬 통일”
이 슬로건은 내전 중인 수많은 국가들의 희망이 되었고, 서연의 이름은 유엔 평화센터와 세계 평화재단에 길이 남았다. 그리고 그 해 서연은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째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통일 이후, 대한민국은 더는 두 나라가 아니었다.
하나의 정부, 하나의 경제, 하나의 민족.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의 세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길이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상처를 딛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첫 페이지는 한 소녀의 믿음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