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가소성을 믿는다.

범사에 감사하며 제행무상의 지혜를 따라 마음을 다진다

by 생각의 힘 복실이

입원 후 이십일, 재활병동으로 옮긴 지 십일이 지났다.

신경외과에서 재활치료과를 거치며 많은 환자를 만난다.

대체로 나보다는 위중하다.
수개월째 깨어나지 못한 젊은이도 있었고, 섬망에 시달려 잠들지 못하고 "여기는 지옥살이"라고 절규하며 집으로 데려가달라고 딸의 이름을 밤새 부르는 할아버지도 계셨다. 두 번의 간이식으로 밤새 가래를 뱉어내는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빠도 있고, 경추 수술로 입원했다가 멀쩡한 오른팔이 병신 되었다고 하소연하는 시골마을의 이장님도 옆 병상에 누워 계신다.

나도 왼쪽 팔다리를 못쓰는 신세지만, 이만하면 다행이다는 마음으로 평안을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 전에는 소변줄을 떼고 소변통에 오줌을 누기 시작했고 며칠 전부터는 기저귀에 쌀지언정 똥 싸는 쾌감을 느끼며 습관도 만들고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예수님 말씀과 제행무상,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는 부처님의 지혜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휘둘리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선배의 조언에 따라 내 몸의 감각 회복에만 신경 쓰기 위해 지난 며칠은 수개월 습관으로 만들어온 시골 엄마와의 안부전화도 끊고, 가장 소중한 큰 딸의 생일날 축하 메시지도 마눌더러 내 핸드폰으로 대신 보내게 했다. 어제는 여러 단독방도 조용히 빠져나왔다.

이러한 행위는 내 몸과 마음의 전략사령관인 뇌에게 보내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신호이다.

나는 뇌의 가소성을 믿는다.
진흙이 주무르는 힘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모양을 갖춰가듯이
뇌도 마음먹기에 띠라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는다.

병상에 누워 계속 몸을 꿈틀거리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멈추지 않는다.

내 발로 서서 걷는 그날까지 나는 천사들의 안내에 따라 계속 나아가리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고도를 찾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