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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준비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by 생각의 힘 복실이

두달전 대학친구 다섯이 집근처로 와서 콩나물국밥을 먹었다. 동아리활동을 함께 한 친구들이다. 얘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여유가 생긴 10년전부터 일년에 서너차례 만나며 우의를 다져왔다.

근황을 묻다가 자연스레 2막인생으로 주제가 옮겨간다. 이제 55살로, 그간 30년을 일해왔으니 첫번째 일터의 퇴장은 자연스런 일이다.

물론, 정년이 아직 길게는 5년 남은 선생님, 공무원도 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 느긋하다. 연금으로도 생활 가능하고, 부족해도 준비할 시간의 여유가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친구는 이번에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명퇴의 조건이 남은 정년기간동안 급여의 90%를 한번에 주는 거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어 계속 근무하면서 2막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금융계에 근무하는 친구는 조만간 임금피크제 대상이 된다며 고민스러워 했다. 무엇을 할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지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아니, 70%만 받더라도 할만한 일이 없다고 했다.

학원강사를 했던 친구는 두달전에 재취업을 했다. 한때 대형학원 일타강사이기도 했지만, 젊은 선생님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그만 두고 집에서 1년반을 쉬었다고 했다. 비슷한 자리를 모색했지만 쉽지않아, 결국 눈높이를 낮춰 중학생 대상 학원으로 출근한다고 했다. 첫월급을 받았다며 저녁 밥값을 계산했다.

친구들을 보내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2막을 어떻게 살아야하나? 무엇을 할수 있을까? 지금 하는 일은 언제까지 할수 있을까?

힘닿는 데까지 하겠지만, 길어야 2,3년 일듯하다. 몸 상황에 따라 더 빨라질 수도 있다. 그럼, 어떡하나? 걱정이 생긴다.

요즘 블로거를 시작하며 생각이 조금 바뀌고 있다. 설레임이 솟아나고 자신감이 생겨난다.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아직 찾지 못한 것일 뿐이다.
길은 어디에나 있다.

그럼,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 필요한 수입에 따라 선택이 갈릴 것이다.

1년반 쉬면서 급하게 일자리를 찾던 친구는 결국 잘하는 분야를 택했다.

한달전 만난 선배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경우다. 첫직장에서 30년이상 일에만 매진했던 선배는 정년퇴직후 고향으로 가서 이제는 설레임을 찾겠다고 했다. 1년정도 바둑을 더 공부해 초등학생 방과후 바둑교사를 하고싶다고 했다.

물류트럭을 모는 후배도 있고,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딴후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중인 친구도 있다.

각자 노후대비를 위해 삶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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