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후반, 어느 구간이 중요한가
도불원님이 하얼빈 감상글에 댓글을 남겼다.
등고자비행원자이
여순옥중대한국인안중근
안중근 열사의 유묵이다.
먼곳을 가려면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하고,
높은 곳을 오르고자 한다면
먼저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한다.
중용의 한 구절을 뤼순감옥에서 쓰신 모양이다.
도불원은 아침저녁으로 새글을 확인하러 들르는 시골친구 현택이다.
이렇게 글감의 소재를 던져주고,
내가 매일 새글을 쓰도록 힘을 실어준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미생의 장그래는 "묵묵히 내길을 가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이것이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는 길이다.
미생에 재미붙이던 5개월전, 친구들과 바둑과 골프와 인생에 대한 문답을 나눴다. 바둑과 골프도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니, 서로 비교해보면 재미있을거 같았다.
초중후반중, 어느 시기가 중요한가?
대체로 후반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바둑은 끝내기가 중요하고,
골프도 퍼팅감각이 살아야 스코어를 낮출수 있고, 인생도 말년이 행복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 했다.
초반이 중요하다는 친구도 있었다.
바둑은 초반 포석에서 승부가 갈리고,
골프도 드라이버샷이 중요하다 했다. 첫 공이 좌우로 새지않고 페어웨이에 안착해야만, 이후 무리하지않는 안정적인 샷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생 또한, 대학간판이 좌지우지하는 학벌사회에서 청년시기의 도전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반의 전투가 후반부를 결정하므로, 중반기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바둑은 포석이후의 전개, 대마의 쫒고 쫒기는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된다. 초반 포석과 끝내기 수싸움은 프로의 세계에서 오십보백보. 복잡한 중반전투에서 최소 열수는 헷갈림없이 내다보고 착점하는게 승리의 길이라 했다. 최경주는 아이언샷이 가장 어렵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필수라고 했다. 버디를 위해서는 두번째 샷을 그린에 공을 올릴수 있어야한다. 투온이 안되면 버디는 불가능하다.
인생도 마찬가지.
40,50대 중반부에 가족생계는 물론, 노후대비까지 마쳐야한다. 2,30대는 전문성을 키울시기, 중년기가 아니면 돈을 벌 기회가 없다.
모두 다 맞는 얘기다.
초반, 중반, 후반.
바둑이든 골프든 인생이든
어디 한 곳, 중요치 않은 곳이 없다.
장그래는 말한다.
바둑에서 반집승을 해보면 안다.
돌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그 돌들이 모여 반집승을 만들었다.
둘 때는 몰랐지만,
때로는 잘못 둔 돌이라 안타깝게 생각했으나,
그 돌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반집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