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으로 운칠기삼을 넘다
며칠전 선배에게서 안부전화가 왔다.
대뜸 너희들 말이 맞았다고 한다. 이제 빚을 청산할 희망이 보인다고 한다. 작년초부터 게임용 악세서리를 수입해서 판매중인데 그게 대박이 나서 올해말이면 5년 사업빚 2억을 정리할 수 있을거 같다고 한다.
재작년말, 후배 둘과 넷이서 송년모임을 했다. 일년에 서너번 술자리를 하는 허물없는 옛직장 멤버들이다.
선배는 힘들다고 했다.
"나는 운이 따르지 않는거같다. 직장운도 없었고, 사업운도 따르지않네. 기를 써도 되지를 않네. 운칠기삼이 맞나봐..."
나는, 좀 더 기다리라고 했다. "사람도 재물도 시절인연이 있다잖아. 아직 때가 안됐을 뿐이야. 형은 정도를 걷는 노력형이잖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어. 마음 편히 기다리자고."
말이 끝나자마자,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는 후배가 말을 잇는다.
"선배님, 운칠기삼은 아니에요. 결국에는 우공이산이 승리합니다. 진인사하시고 대천명하세요."
문자쓰는 품새가 제법 글을 읽은 티가 난다.
막내도 한마디 덧붙인다.
"선배님은 다 좋은데, 너무 조급하세요. 좀 느긋하게 기다리세요. 사업하면서 빚 2억은 빚도 아니예요. 근데, 운칠기삼의 운이 사주팔자의 운인가요? 저는 운은 변한다고 봅니다. 트렌드로 해석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보세요" 미국 현지법인의 마케팅 이사답다.
후배들의 성장한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나만 나이먹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선배는 그날 후배들의 조언과 위로덕분에 기운을 차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마케팅을 보강했다고 했다. 작년 첫해 그 결실을 맺었고, 올해말 빚청산을 하게되면, 근사하게 한잔 산다고 했다.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운전자로 치면, 과속이나 끼어듬없이 정속주행을 하는 사람이다.
1인 사업자라도 다른데 해찰하지않고 출퇴근 시간을 지킨다.
우공이산의 자세로 일에 열심인 선배,
이제 그 빛을 봤다니 '진인사대천명' 옛말 틀리지 않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날 후배의 말처럼, '운칠기삼'의 운은 예정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다.
운칠기삼을 단순히 일의 성패는 기 3할, 운 7할이 결정한다고 해석해선 안된다.
운동.
운은 움직인다.
그 움직임에 맞춰 기도 변화해야한다.
트렌드에 맞춰 내 재능과 기술도 다듬어야 그 운이 내게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