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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태도, 요령은 없고 습관이 전부다

한티재 신간 소개

by 생각의 힘 복실이

어제부터 이틀동안 두세시간 책을 읽었다. 실로 오랫만의 독서다.

작년 봄부터 시야가 협소해지며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보기보다는 듣기로 시간을 보냈다.
환자로서 지켜야 할 루틴을 지키느라 유투브를 듣는 것 조차도 만만치 않았다.

열흘 전 페북 링크로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출판사 한티재에서 발간한 백정우 영화평론가의 '글쓰기의 태도'였다.

그 며칠전 출판사 대표인 대학 후배의 신간 소개글을 보다가 책을 주문했다. 작가가 친필 사인을 해서 보내준다고 했다.

책 표지를 보니
'삶과 스타일,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달렸고,
표지를 넘기니 태도가 전부입니다,
라는 글귀가 저자의 사인 위에 친필로 쓰여 있다.

책의 내용이 부제와 친필에 전부 담겨있다.

작가는 삶과 스타일, 즉 태도가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 한다.

"글을 쓴다는 건 내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입으로 나오면 말이고, 문자로 쓰면 글이다. 내가 살아온 삶이 몸에 체화되어 태도가 되고 삶이 되며 생각으로 이어져 글이 된다.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도 글이 향상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는 이유이다." (P29)

환자의 루틴이 전부인 나는

책을 읽으며 많은 위안을 얻는다.
작년 말, 구체적인 글쓰기의 기술을 알지 못한 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술과 1차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퇴원해서 2차 항암을 시작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국문학과를 졸업했지만, 당시 문학 작법은 관심 밖이었다.

다만, 책은 평균 이상으로 읽었을 수 있겠다. 그 뿐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하고 사업을 하면서도 글을 써야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바 없었다.

2차 항암을 시작하며 수시로 일어나는 불안감과 우울을 잠재우기 위해 긍정과 희망으로 생각을 모으고, 모인 생각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없어 스마트폰에 손가락으로 한글자씩 눌러쓴다. 오타도 많고 쓰다보면 생각이 흩어지기도 한다.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고 또 걸어야 한다. 전화를 받고 업무도 챙겨야 한다.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썼다. 주변 지인들의 격려가 힘이 되었다. 그 글이 200편이 넘었고, 한 달 전부터는 브런치 플랫폼에도 작가의 이름으로 글을 올린다.

내가 쓰는 글이 잘쓴 글인가 궁금했다. 좋은 글인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한티재의 신간 '글쓰기의 태도'는 글쓰기는 요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작법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생각하는 삶을 살고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한다.

딱 지금 내가 그렇게 글을 쓴다.
글쓰기를 시작한 초보에게 많은 위안을 준 책, 한 권쯤 사서 보기를 청한다.

저자는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고 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법이라고 한다. 또한, 훗날 내 글이 책이 되어 나오길 원한다면 책을 직접 사서 보라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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