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어른들을 위하여...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20살이 되고,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면 합법적으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선거권도 주어진다.
왜?
그냥 스무살이라서다.
어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아무도 어른 학습을 해주지 않고, 어른이라고 한다.
18살의 나와 23살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모두가 어른이 됐고 어른의 지위를 누린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성인들은 존칭보다는 멸칭인 꼰대로 더 자주 불리운다.
어른학습이 모두에게 필요한 이유다.
나 역시도 그랬다.
20살이 됐더니 이제 어른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음주가무와 친구가 좋아 대학을 다녔고, 취직을 하고 사회생활을 했다.
나는 18살의 나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학생 때와는 달리 여러 나이대의 사람과 여러 계급을 경험하다 보니 사회적 처세와 전공한 학과의 지식과 업무지식은 나아졌을지 몰라도, 어른으로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어른이 무엇인지를 몰랐으니 당연하다.
그냥 어른은 주어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렇게 모두와 함께 꼰대가 돼 가는 중이었다.
서른이 넘어서야 어른에 대한 고민을 처음 하게 됐고,
어른학습을 시작했다.
그제서야 어른이 무엇인지 조금씩 고민했고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의아저씨>는 나의 인생 드라마가 됐다.
내가 학습해가던 어른에 대한 이야기여서다.
어른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부터가 시작해야 한다.
생물학적으로 규정해버리면 꼰대가 된다는 것은 충분히 경험했다.
(그래서 요즘에 젊은 꼰대들이 넘쳐난다.)
어른은 '확립된 자아를 가지고 자유의지로 행동하는 인간'을 의미하는데, 그 자아를 무엇을, 어떻게 확립하느냐가 어른의 기준으로 설정하면, 이것은 생물학적 나이보다는 가치적인 '사람'에 대한 규정이 된다.
그 친구, 어른스럽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금 필요로 하는 어른의 조건은 그 가치적인 사람 쪽이다.
개인적으로 학습해서 설정한 좋은 어른의 기본조건은 아래와 같다.
1. 누구에게나 즐거운 기억의 사람
2. 조언이 필요할 때 생각나는 사람
3. 나이를 무기 삼지 않는 사람
4.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사람
5. 다면적 통찰로 세상을 보는 사람
6. 말에 악취가 아닌 향을 담은 사람
7. 필요한 싸움은 잘 싸우는 사람
8. 나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
9. 모름과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
10. 선을 알고 지킬 줄 아는 사람
이게 나에게는 어른이다.
다행히 조금은 이런 어른의 형체는 대충 갖추기 시작한듯하다.
이걸 위해 <어른학습>을 했다.
20살이 넘어서는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학습이다.
그래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전공필수>다.
꼭 배울 필요까지는 없지만, 반드시 한 번쯤은 고민해봤으면 한다.
그 고민할 의지조차 없다면 생물학적으로 어른이 되자마자, 꼰대의 길로 향해 간다.
아무도 하지 않기에 <어른학습>을 위한 학습 방법을 조금씩 연재해볼 생각이다.
정리된 교재는 아니지만, 내가 직접 체득한 내용들이라 생생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시작하는 어른들에게는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최근 개성을 중시한다며, 젊은 꼰대들만 급증시켜버린 사회적 분위기도 이 연재의 시작의 이유 중 하나이다.
그건 개성 아니다.
혐오이며 폭력이며 몰지성이다.
물론, 어른학습은 내가 되고 싶은 어른과는 다르다.
어른학습은 기본에 대한 내용이고, 내가 되고 싶은 어른은 자신의 취향과 기질과 지향을 담아 설정하면 된다.
나는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
순수한 낭만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