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윙맨 Feb 17. 2018

'네다약'이 부추기는 증오심

평창올림픽 약물 스캔들과 안현수, 박태환의 네다약

평창올림픽은 흥행 요소가 전혀 없었다.

단지 정치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라 약물 스캔들도 거대한 암초였다.

맥라렌 리포트를 통해 밝혀진 러시아의 국가적인 약물 프로젝트가 드러나면서 IOC는 러시아의 참가를 불허했다.

(맥라렌 리포트란 러시아 반도핑기구에서 내부고발이 나와서 세계반도핑기구에서 러시아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약물 실태를 수장인 맥라렌이 조사하고 종합한 보고서다.)






그래서 러시아는 대표팀을 파견하지 못하고, 개인자격으로만 출전했다.

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으로 출전하며 메달을 따면 올림픽 기가 게양되고, 금메달을 따면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진다.






스포츠에서 약물은 당연히 나쁜 것이고 근절해야 한다.

스포츠의 절대적인 룰인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면서 스포츠의 존재 의의를 건드리는 것이니...

이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전설적인 선수들도 이 약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만큼 운동선수들에게 약물은 엄청난 유혹이다.


개인적으로는 도핑테스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일단은 도핑테스트를 통해 약물 문제에 스포츠계는 대처하고 있다.

(현재의 방식은 해커와 보안의 관계와 같다. 그들보다 앞서있는 자들은 잡지 못한다.)


암튼 스포츠계에서 약물 문제는 심각하고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작 이 글에서 말하고 싶던 것은 '네다약'이다.







네다약


이 두 선수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네다약'을 외친다.




네 다음 약쟁이


이 둘을 약으로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네다약같은 모습은 아니길 바란다.


맥락을 무시하고, 의도성을 무시하고, 상황을 무시하고,

약쟁이/비약쟁이의 이분법적 논리로 증오를 쏟아내지 않기를 바란다.


그 증오의 대상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함이다.

한 번 시작하면 그 단순함에 매료되어 더 이상 맥락을 읽지 않기 시작한다.


그 이분법적 단순무식함으로 증오를 발산한다.

그거 우리 오랫동안 겪었다. 






네다약은 아래와 같은 사례를 만들어낸다.

실제로 작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스즈키는 신예 라이벌 고마쓰를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스즈키는 고마쓰 선수의 물통에 약(근육증강제)을 몰래 넣었고 고마쓰는 도핑검사에 걸렸다.

고마쓰는 약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협회는 고마쓰를 약물복용으로 자격정지시켰다.

스즈키의 양심의 가책을 통한 자백이 없었다면 고마쓰 선수는 평생 '네다약'으로 살았을 것이다.





네다약 스타일을 버리고 아래 녹취를 보고 스스로 판단해보자.


팀GMP: 박태환 매니지먼트

A의사: 박태환 약물 의사 


팀GMP: "박(태환) 선수가 맞았던 게…."

A의사: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팀GMP: "그때 도핑과 상관없다고 하셨는데…."

A의사: "전혀 상관없어요."

팀GMP: "네비도도?"

A의사: "네비도, 전혀 상관없어요. 왜? 내몸에 있는 거니까."

팀GMP: "남성호르몬하고 성장호르몬은 다르잖아요?"

A의사: "남성호르몬은 머슬이죠. 도핑은 전혀 상관없고, 원래 내몸에 있는 건데…. 수치가 좀 낮아요."




박태환은 1년에 7차례 도핑테스트를 받을 정도로 그에겐 일상이었다.





네다약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비판했으면 한다.

맥락을 통해 신중하게~




네다약류의 단순함은 이해 없는 증오를 부추긴다.


안현수건, 빅토르안이건 그가 증오를 감당할 이유는 없다.


작가의 이전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긍정적 활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