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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Feb 24. 2018

컬링 데이, 컬링컬링컬링 그리고 아량

아량이 가진 매력

어제의 평창올림픽은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컬링 데이


이 한마디로 충분했다.






경기는 더할 나위 없이 드라마였고, 마지막 샷으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긴장했던 만큼 더 짜릿했고,

험난했던 만큼 더 감동했다.


이게 컬링이다!


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우연히 찍힌 사진 한 장은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연출된 영화 포스터보다 훨씬 더 영화 같았다.


예선 패배라는 스토리가 있었기에, 이 스토리는 더 행복했다.







이 패러디물들은 이 장면들이 얼마나 큰 감동을 줬는지 알려준다.

만화 같은 스토리이고,

드라마같이 자극적이며,

영화같이 감동적이다.







나는 나를 컬링한다


안경선배의 마지막 샷 후 자신을 컬링하며 달려오는 모습은

그 간절함이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아름다운 컬링 데이였다.





아량


다만 일부 사람들의 아래와 같은 모습이 컬링을 더 아름답게 즐기지 못하게 만든다.


일본, 한국선수 실수에 비웃어서 비매너야

일본 후지사와 못생긴 게 이쁜척하냐?

일본 쪽바리 놈들 분하다고?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저건 자격지심을 가지고 바라볼 때에만 비웃음이 된다. 10엔드 내내 희망이 없던 팀이었다.
컬링이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보지 못하고 외모지상주의가 우선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간발의 차이였으니 당연히 분하겠고, 왜 이것을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볼 수밖에 없는가?



최근 아량이 가진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강자가 약자에게, 승자가 패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움과 배려의 미덕이다.






이 장면을 보고 며칠간 따뜻했고,







이 장면을 보고 며칠간 씁쓸했다.










갈릭걸스의 고향과 일본 대표팀의 고향 모습이라고 한다.

둘 다 한국과 일본에서 주역이 된 적이 없는 도시들이고, 주민들은 순수하게 응원한다.

(인구수로 보자면 의성이 5만인데, 기타미도 비슷하다고 한다.)








일본 방송 캡처라고 하는데, 일본 기타미는 야끼니꾸, 양파가 유명하다고 한다.




물론 일본 여자 컬링 대표들이 일본의 우익적 생각을 대변한 말들을 하고 다닌다면,

일본 극우에 대한 불쾌감을 저들에게 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후지사와는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안다)







오히려 이들이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완벽한 라이벌 구도였고, 이날 후지사와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무서웠다.


소위 후지사와가 일본팀을 '멱살캐리'한 날이 하필 이 날이었다.



그래서 더 드라마가 됐다.


한국팀이 가진 스토리는 마치 영화 같은데, 일본팀의 스토리도 만만치 않다.








나는 아베의 폭주와 촛불혁명의 힘으로 한국이 일본에게 언론과 시민의식에서 앞섰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도 그 아량을 가질 때가 됐다.




스포츠를 민족주의와 적자생존의 우월감을 느끼기 위함이 아닌,

스포츠를 스포츠 그 자체와 인간의 따뜻한 경쟁관계로 아래 영상을 보자.


몇 배는 더 재미있고 따뜻하고 감동적일 것이다.






난 컬링이 좋고,

갈릭걸스도 좋다.


다만 이 스포츠를 더 원 없이 따뜻하게 즐기고 싶다.



일본 극우놈들의 저급함에 우리 수준을 맞추지 말자.

나는 자유한국당에 내 수준을 맞출 생각이 없다.


그들 수준에 나를 하향평준화하면 내 자존감은 갈기갈기 찢어져 무너져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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