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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Feb 27. 2018

금태섭 의원께 드리는 제언 feat. 노정태

통찰력을 폄하하지 말길....


금태섭 의원에 대한 비난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금태섭 의원의 '악의'를 밝혀내기 위하여 네티즌들이 그의 과거도 찾아본다.




나는 기존 포스팅에도 썼었지만,

금태섭 의원이 나쁜 사람이 아닌,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악의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나는 대체로 이렇게 판단한다.)


이번의 발언 또한 '선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는다.

피해자들에 대한 공감과 그 연대의 차원에서 나온 듯하다.


하지만 '악의'를 밝혀내기 위해 과거를 알아가던 네티즌들이 밝혀낸 자료 하나에서 나는 금태섭의 '선의'의 실패의 이유를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5년 전의 글이지만, 금태섭 의원은 노정태라는 사람의 글을 인용해서 김어준에 대한 평을 대신했다.

글은 굉장히 어렵게 썼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개인적으로 글 저렇게 쓰는 거 굉장히 싫어한다.ㅠㅠ)





김어준은 사이비 교주 꼰대다.


뭐, 김어준이 이런 막말쯤이야 워낙 많이 들으니 그러려니 하자.




다만 여기서 금태섭 의원이 김어준을 폄하하는 이유가 대충은 윤곽이 잡힌다.


김어준은 '똑똑하지도' 않고 '능력'도 없는 놈이다.

그렇기에 김어준의 말을 듣는 것은 환상에 현혹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익숙한 이름이 등장한다.


노정태 







노정태라는 이름이 낯익었다.


저런 퀄리티의 글을 칼럼이라고 실어주는 언론의 주간지는 읽을 수가 없다.





내가 주간경향을 절독하게 된 정확한 이유가 노정태라는 자유기고가였다.






<진보의 적폐세력 '음모론자'>라는 칼럼 중 간단하게 몇 부분만 살펴보자.


세월호가 인양되면 모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굉장한 음모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지만 정부에서 그것을 은폐하고 있다는 듯이 분위기를 조성하던 사람들. 세월호가 떠오르자 그들의 목소리는 가라앉았다.


세월호 은폐는 너무나 당연한 듯이 진행됐으며

세월호가 인양되면 진실을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었고,

이제 조사가 될 것이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음모론을 생산하는 사람이 있다. 세월호 승무원들이 닻을 던져서 고의로 배를 침몰시켰다고 주장하던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대표적이다.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들을 공개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너무도 필요한 의혹과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음모론 하나로 폄하한다.






김어준도 그 사실을 안다. 하지만 ‘아니면 말고’ 아니겠는가. 그러니 나라고 이 시점에서 음모론을 하나 던져보지 말라는 법도 없겠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18대 대선 개표부정설을 퍼뜨린다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패배할 경우 불복 운동을 벌이려는 냄새가 나지 않나? 뭐, 아니면 말고.


이 문단을 보면 그가 통찰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가 없다.





진보의 고질병인 음모론, 적폐세력인 음모론자들을 떨쳐내고,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가자.


난 이 부분이 진보의 고질병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내가 아는 것이 선이고 진리다.






금태섭과 노정태의 공통점은 여기서 기인한다.


통찰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통찰력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대충 알 것 같다.

통찰력이라는 능력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한다.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단서들을 엮어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맥락을 통해 추론하고,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통해 조합하고 상대의 의도를 통찰하는 능력 


이전 포스팅에서 통찰력을 간단히 정의했었는데,

이 과정을 조금 더 상세하게 적어보자면...


1. 사건이 발생한다.

2. 주체와 사건의 맥락을 리서치한다.

3. 주체의 패턴을 파악하고 구조화한다.

4. 다양한 단서와 역사를 통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5. 사건의 본질을 파악한다.

6.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들을 추론해본다.

7. 이 추론들을 다양하게 시뮬레이션해본다.

8. 자기 토론을 통해서 제기될 수 있는 반론에 반박해본다.

9.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며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10. 사람들 앞에 내놓는다.



술자리에서 피상적 단서 하나로 모든 것을 일반화하는 음모론자들만 주위에 둔 사람들은 이 통찰력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술자리에서 멘스플레인하며 브레인스토밍으로 내놓는 그런 얄팍한 일반화가 아니다.





통찰력은 구조적으로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반론과 반작용까지도 대부분 고려하고 의견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이후 올라온 금태섭의 페이스북 내용이다.




피해자 중심주의


너무 순수하다.



여기에는 너무나 많은 반론과 악용의 여지가 배제돼 있다.

그리고 그것은 본질을 흐리고, 무브먼트의 실패를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게 이 거센 반론의 이유다.





난 금태섭 의원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더 멋진 정치인이 돼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길 바란다.


당신의 선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고민하면 좋겠다.


통찰력을 보유하진 못하더라도

통찰력을 인지하라!


이게 시험 성적이나 법률 지식보다, 정치인에게 더 필요한 능력이다.




이게 금태섭 의원을 위한 제언이다.








여기에 덧대...





사람들은 검사/판사들이 공명정대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권성동 같은 검사에게 수사를 받고 
나경원 같은 판사에게 판결을 받는다고
생각해보라. 



법 적용 또한 아무도 기준을 모른다고 한다.

이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에는 반발이 따르는 것이 필연이다.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여성이 아닌 대중이 공감하는 미투 운동이 
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것은 젠더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다.

소수의 비겁자가 아닌 대다수의 상식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하는 문제다.



정말 이걸 젠더 문제, 정치 문제로 이용해먹으려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 건가?

의도적으로 눈을 감는 건가?




개인적으로는 정치 이슈로 이용해먹으려는 이들보다.

젠더 이슈로 이용해먹으려는 이들이 더 밉다. 



생물학적으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정의를 추구한다고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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