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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May 10. 2018

다이어트와 단식의 차이, 찡찡댐과 초연함

연양갱 함부로 거부하지 마라

살아생전 이렇게 찡찡대는 단식쇼를 보게 되다니...


퍼포먼스로만 따지자면 신기원이다.







퍼포먼스를 해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먹히는지도 모른다.

거기서 배를 스스로 까면 어쩌자는 거냐?


구급대원이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겠다는 생각으로 옷을 내려줬으면,

'실패했다' 생각하고 그냥 조용히 가야지, 거기서 카메라가 다 찍고 있는데 스스로 배를 젖가슴 아래까지 까고 들숨을 마시면 뭘 어쩌자는 거냐?





단식은 조롱하지 않겠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생각일 거다.

단식은 약자가 최후의 보루로서 선택하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하는 투쟁방식이다.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더라도 '이 방법밖에 없어서' 자신의 주장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행위다.


하지만 난 김생떼의 다이어트 쇼를 단식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왜 전 국민이 누군가의 다이어트 쇼를 위해 '알 권리'를 소모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알 권리가 필요한 사안들이 도처에 널려있는데...








단식과 다이어트의 차이


단식과 다이어트의 차이는 생각보다 구별이 쉽다.




단식은 초연하고, 다이어트는 찡찡댄다.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숨기려 초연하다.

최후의 수단을 위한 결연한 각오를 했고, 건강 상태를 들키면 주변에서 걱정한다.

그래서 초연한 상태를 유지하며 숨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드러내려 찡찡댄다.

여러 가지 방법 중 퍼포먼스로 선택했고, 건강 상태를 들추면 주변에서 그만두라고 한다.

그래서 찡찡댐을 지속하면서 들춘다.






난 그래서 김생떼의 다이어트 쇼를 단식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장난삼아 잡은 명분이라도, 단식과 다이어트는 정신 상태가 판이하게 달라진다.


다이어트는 하루만 해도 배고프다고 찡찡거리며 알아주길 바랐는데,

단식을 선언하자 명분이 있으니 가급적 하루하루 더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직접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여건이 안 되면 다른 단식과 비교해보면 좋다.









연양갱을 추억하다


김생떼의 배를 보고 느껴진 감정은 연민이 아니었다. 

연양갱에 대한 추억뿐이었다.


편의점에서 연양갱을 샀다.



옛날 느낌과 많이 다르지 않다.










배를 까고 자고 있으면 

배 차면 배탈 난다고 항상 엄마가 손수 상의를 끌어내려주셨다.








얘들은 재활용이라도 되는구나.








종이박스를 깠더니 배신감이 들었다.


너도 다이어트 퍼포먼스냐?







어린 시절 아주 순수했다.

이 껍질을 보고 금인 줄 알고 책상 속에 모아놨었다.


외면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연양갱은 치열의 흔적을 그대로 남긴다.


한입씩 아껴 씹으면서 내 이빨의 진실된 흔적을 확인하고는 즐거워했다.






연양갱 함부로 거부하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 번이라도 진실한 사람이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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