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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May 20. 2018

[건조한 시선] 홍대 몰카 사건과 혜화 여성 시위

건조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그냥 말라 비틀어서 딱딱해진 오징어마냥 건조하게만 바라본다.

원래 오징어니, 오징어라 놀려도 상관없다.


그냥 건조한 시선이다.







1. 홍대 몰카 사건이 터졌다?



전혀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


홍대 미대 회화과에서 누드 회화 수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누군가 누드모델을 몰래 촬영했고, 그 사진을 유출한 사건이었다.





호기심에 몰래 촬영해서 혼자만 간직했다면 어린 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몰카로 상대방의 나체를 찍어서 의도적으로 사회적 폭력을 가하기 위하여, '패륜'을 '미러링'으로 합리화하는 워마드라는, '페미'들이 방법만 다르다며 합리화해주는 사이트에 몰카 사진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워마드 회원들은 기꺼이 그 요구에 부응했다.








워마드 회원들은 공개적으로 패륜적 공격을 즐기며 자랑스러워했다.

한국의 남성이자, 누드모델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자정작용 없이 그들만의 천박한 장난감으로 삼았다.




나체 몰카,

공개 게시판 유출,

몰카임을 알고도 공개적 향유,

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집단적인 공격과 조롱,




성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잘못이자 범죄다.








2. 피해자와 가해자?



피해자고,








가해자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명확하다.










3. 남자라서 이슈가 됐다?



난 이런 류의 집단 패륜은 일베와 워마드에서밖에 보지 못했다.


일베는 누군가에 휘둘려서, 공짜라서 누군가의 단식장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지만,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집단적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고 패륜을 저지르면서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워마드뿐이다.


단지 몰카범이었다면 이렇게 이슈화되진 않았다.

다행인 것은 아직 패륜에 이 사회가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이 홍대 몰카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몰카 사건이라서가 아니다.




몰카와 집단 패륜의 조합을
자랑스러워한다.









4. 여자라서 빨리 잡혔다?



오히려 너무 늦게 잡혔다.

사건이 굉장히 명확하고 간단했다.


범행시간, 범행 현장, 용의자가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확정됐다.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얼마나 멍청하면 저걸 공개 게시판에 올리냐고...


촬영자가 곧 유출자이며 굉장히 간명한 사건이었다.


이 간단한 수사가 무려 7일 동안 걸렸다는 점이 오히려 안타까운 부분이다.




사건의 난이도와 이슈도에 비해 
너무 늦었다.








5. 여자라서 포토라인에 세웠다?



한국 기자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

그들은 이슈를 보도하지, 필요한 것을 보도하지 않는다.

(나도 이런 한국 언론의 모습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이 사안은 3번의 이유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에도 공유할 필요도 있는 사안이다.


워마드라는 사이트에서 그러고 놀지만 않았어도 포토라인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포토라인에 섰던 이 사람들은 누구인가?




몰카와 집단 패륜은
기자들에게 충분한 이슈가 된다.







6. 누가 범죄를 옹호했나?



판사가 지하철 몰카라니, 나도 이런 사람은 훨씬 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몰카 판사는 감봉 4개월로 끝났다고 한다.


이 사건을 두고 어느 공개 커뮤니티에서 '남자라는 이유로' 이런 범죄를 옹호하고 범죄자를 다수가 변호하는가?






그런데 워마드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범죄를 옹호하고 범죄자를 옹호한다.


박근혜가 '여자라서' 당했다고 했고,

인천 여중생 살인사건도 '여자라서' 잡혔다고 했고,

호주국자도 '여자라서' 잡혔다고 했고,

홍대 몰카범도 '여자라서' 잡혔다고 했다.


여자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질러서 잡힌 것이고,

워마드 회원들이 공개적으로 범죄로 쾌락주의를 즐기는 것이 이슈가 된 것이다.




범죄와 패륜을 특정성별이라는 이유로
옹호하는 것이 남녀평등의 길인 줄은 몰랐다.









7. 혜화 집회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니 누구나 집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궁금하기도, 조금 기대하기도 했다.


최근에 블로그에 댓글을 달았던 분들이 페미와 메갈/워마드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분들이 많았기에, 페미를 생각하는 분들이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조금씩 더 고민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번 사태를 반성의 기점으로 잡아서 젠더 갈등의 방향이 아닌, 젠더 이해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집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여기서 또 피해자를 조롱하고 욕하고 있었다.

심지어 피해자를 수사하라고 종용하는 피켓들도 많았다.


이보다 훨씬 많은 충격적인 내용들을 대놓고 사람들 앞에 흔들고 있었다.





온라인 워마드가, 오프라인 워마드로 결집하고 있었다.


워마드의 패륜 문화를, 워마드의 범죄를,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변호한다.


워마드가 여성을 대변한다.

2018년 5월 19일 혜화에서는 그랬다.







눈이 너무 건조해졌다.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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