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어딘가 익숙한 브라질 맘의 이민 스토리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

by 스몰빅


저의 첫 미국집은 보스턴 오렌지 라인 근처, 브라질 이민자들이 터를 잡고 사는 동네였어요.

브라질맘의 가족의 경우 20년 전 미국으로 건너와 이제는 3대가 함께 터를 잡고 살고 있었죠.

그래서 미국에 왔지만 브라질 이민자 문화를 자연스럽게 먼저 접하게 되었어요.




브라질맘의 생존영어


브라질맘은 저에게 자신이 어떻게 영어를 배웠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땐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어.

우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청소 일을 시작했지.”



굉장히 활달한 성격인 브라질맘에게 하나 둘씩 청소를 맡기는 단골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미국 고객 아주머니들과 스몰토크와 대화를 나누며 단어를 습득하고 문장을 익혀나갔다고 했어요. 그때 배웠던 표현중 하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저에게 가르쳐줍니다.


A pain in the neck

ex. The guy is a pain in the neck!


“정말 보기 싫고 성가신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표현하면 돼“



어느 나라에 살든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수다를 떠는 구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고 느꼈던 순간이에요.


브라질맘은 이제 작은 청소 회사를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건너와 처음에는 낯선 언어와 새로운 일을 버텨내며 시작했지만, 결국 성실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어낸 맘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정신없이 살면서 언어를 몸으로 체득해 말 그대로 ‘생존영어’을 배웠다보니 맘은 읽고 쓰는 것이 약했어요. 그래서 동네 가까운 학교에 등록해 늦은 나이에 만학도로 열심히 영어로 쓰고 읽는 것을 배워나가는 참 삶에 열정적인 브라질맘.




나의 핏줄 미국 고모


브라질에서 온 맘의 이야기는 저에게도 익숙한 풍경을 떠올리게 했어요.


바로 20년 전 미국 고모부를 만나 미국 땅으로 건너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제 핏줄인 미국 고모가요. 한국에서는 간호사로 자기 직업을 가진 여성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미국으로 떠나면서 다시 0부터 시작을 해야했던 고모.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자리 잡으며 아이들이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고모부와 열심히 삶을 꾸려오셨어요.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고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꾸려가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꿈꾸며 살고 싶다는 마음은.. 국적, 언어를 넘어 결국 공통적인 바람이구나 느낄 수 있었어요. 어쩌면 이민자로서, 혹은 처음 다른 나라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게되는 소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라질맘과 대화속에 깨우친 진짜 영어


브라질맘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익히는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방식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니라 사람들과 웃고, 일하고, 때로는 투덜거리며 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진짜 영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집에서 이 활달하고 따뜻한 브라질맘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녀와 함께 지낸 시간은 제 미국 생활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었어요.





[Next Episode]

다음 이야기에서는 브라질맘과 함께 살며 제 영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Ep3. 영어 실력이 늘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이어집니다.


Ep1. 27시간 비행의 끝, 용감한 선택
Ep2. 어딘가 익숙한 브라질 맘의 이민 스토리
Ep3. 영어 실력이 늘 수 밖에 없는 이유
Ep4. 나의 브라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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