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Amtrak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들곤 한다.
왜 미국은 고속 철도가 없지?
물론 미국도 철도가 있다. Amtrak이라고 불리는 철도이다. 하지만 KTX나 TGV, 신칸센과 같이 빠르지 않다. 이동수단으로써의 고속철도는 없는 것이다.
Amtrak이 대표적인 승객을 태우는 철도이긴 하지만 대부분 화물 운송용으로 이용된다.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 체감상 150을 넘는 구간이 없는 것 같다.
그럼 왜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한 나라인 미국은 고속철도에 투자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자동차 및 비행기 회사들이 로비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사람들이 고속철도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차이점은 바로, 도시간 거리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주요 도시가 일자로 배치되어 있어 고속철도를 통해 주요 도시를 이용하도록 설계하기 효율적이다. 유럽의 경우도 땅이 그렇게 크지 않기에 철도 이용에 용이하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LA-샌디에이고, 뉴욕-워싱턴 정도를 제외하고는 주요 도시들의 거리가 최소 500~1000km는 떨어져 있다. 중부의 주요 도시인 솔트레이크시티-덴버-오마하는 각각 630km, 800km 떨어져 있다.
심지어 이 도시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지도 않고 사방팔방 흩어져 있다. 서쪽의 샌프란, 남서쪽의 LA, 남쪽의 댈러스, 남동쪽의 플로리다 등.
이렇다보니 미국인들은 가까운 거리는 자동차, 먼 거리는 비행기를 타는 습관이 자리잡았다. 자연스럽게 철도 시스템은 많이 뒤쳐져 있고, 이동수단으로써는 상당히 느리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도시간 이동에서 편한 철도보다 비행기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갈떄마다 기차를 한번씩은 탄다. 첫 여행에서 뉴저지-워싱턴과 워싱턴-뉴욕, 두번쨰 여행에서 LA-샌디에이고, 그리고 솔트레이크시티-덴버까지.
나는 미국을 기차로 여행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추천한다. 내가 미국 기차 여행을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일단, 미국도 기차가 편리하기는 하다. 공항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데 반해, 기차역은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LA 유니온 스테이션도 도심에 있고, 뉴욕 펜 스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공항의 탑승 수속이나 짐 검사 등을 생각하면, 기차가 주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
뉴욕-워싱턴이나 LA-샌디에이고 정도는 갈만 하다. 라스베가스 정도가 철도가 없는 대도시이고, 대부분의 대도시들은 철도가 연결이 되어있긴 하다. 물론 많은 열차가 운행하지는 않는다.
Amtrak이 지연이 잦다고는 하지만, 대도시 간 이동에서는 지연이 그렇게까지 잦지 않고, 조금만 여유있게 계획을 짜면 충분히 감내할만 하다.
또한, 미국의 뛰어난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다. 특히 SLC-덴버 구간에서는 로키 산맥 절경을 기차에서 즐길 수 있다. 미국은 곳곳에 국립공원과 훌륭한 자연경관이 많은데, 차로는 보기 힘든 절경까지 볼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미국에서 교외를 여행하려고 할 때, 기차 여행을 너무 배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국 기차 Amtrak은 생각보다 깔끔하고 탑승감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