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제주도에서 관광이 아닌 힐링이 하고 싶다면 동쪽 부터” 라는 지인의 말을 따라, 동쪽 해안도로 코스를 짜면서 이호테우 해변을 출발점으로 잡았습니다. 제주도 공항에서 10분 남짓의 거리로 가장 가까운 이호테우 해변은 제주올레 17코스가 경유하는 용담해안도로와 하귀-애월 해안도로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언뜻 들으면 이국적인 느낌이 전해져오는 이 곳 지명의 유래는 이호동의 ‘이호’와 통나무를 엮어 고기를 잡을 때 썼던 배, ‘테우’가 합쳐진 데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사진 스팟으로 유명한 ‘쌍둥이 조랑말 등대’가 위치한 곳이 바로 이호테우 해변입니다.
공항에서 접근성이 좋은 덕분에 여행의 시작이나 끝을 장식하기 좋은 관광지로도 잘 알려진 이호테우 해변은, 검은 빛을 띄는 모래와 근처 솔숲으로도 이름난 곳입니다. 특히 여름에 이 모래로 찜질을 하면 피부가 고와지고 신경통에도 효능이 있다는 말이 전해지죠. 덕분에 해마다 7월~8월 사이에 열리는 이호테우축제에서 모래찜질과 더불어, 어촌의 정서가 그득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여행 계획을 준비해 보는 것도 제주도를 즐기는 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호테우해변 주차장에 G4렉스턴을 주차하고 미리 사둔 음식을 꺼내 해변 근처 솔숲을 거닐어봅니다. 제주도의 여행은 이호테우 해변 근처 맛집, ‘섬마을청년회관’ 에서 포장해 온 음식으로 여는 작은 피크닉으로 시작됩니다. 이 음식점은 오직 포장 판매만 취급하는 곳인데, 맛있고 양 많기로 유명해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비행기로 이동한 것 치고는 짧은 거리였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움직였던 탓인지 가벼운 피로감이 느껴졌던 터에, 솔숲 벤치 위에서 해변을 바라보며 가지는 작은 피크닉이 남부럽지 않은 산해진미로 다가옵니다. 본격적으로 제주도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일행은 삼양해수욕장-함덕해수욕장-김녕해수욕장을 따라 펼쳐지는 제주도 동쪽 코스를 향해 차에 올라탔습니다.
여행 첫 날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는 제주도 동쪽 해안도로는 이호테우에서 이어져 보다 검은 빛깔의 모래사장이 있는 ‘삼양해수욕장’, 빛을 받으면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 ‘한국의 몰디브’라는 별명이 붙은 ‘함덕해수욕장’, 파란 하늘 아래 돌아가는 거대 풍력발전기를 감상할 수 있는 ‘김녕해수욕장’ 둘레를 차례로 지나는 코스입니다.
운전 도중 기어 변속에서 일종의 간섭이 느껴져 확인했더니, 겨울이 지나간 흔적인지 미션에 Winter 모드가 활성화 돼 있었습니다. Winter / Standard 모드를 지원하는 G4 렉스턴은 계절별 도로 상황에 따라 운전자에게 맞춰 설정이 가능한데요. 빙판길에서 Winter 모드로 설정해 놓을 시 2단 기어로 출발하기 때문에 미끄러운 노면 위에서 타이어 *슬립을 방지하는 유용한 기능입니다.
*슬립 : 마찰차, 클러치, 브레이크 및 타이어 등 접촉면에서 발생되는 미끄럼
겨울을 손가락 끝으로 해제하니, 정말 봄이 왔구나 싶어 괜찮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탠다드 모드로 주행하니, 이전의 이질감이 사라진 G4렉스턴이 해안도로 위를 힘차게 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체감상 가장 좋았던 G4렉스턴 유라시아에디션의 장점은 앉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운전석의 편안함입니다. 너무 푹신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시트 경도에서 전해지는 안락함과 더불어 높은 시트포지션 덕분에 훨씬 멀리까지 전방 시야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풋레스트의 위치가 신의 한수로 작용해 운전하는 사람으로하여금 최적의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이 모든 인체공학적 요소는 장거리 운행 시에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큼직한 스티어링 휠과 더불어 운전석 및 조수석에 적용되는 쿨 & 히팅 시트 역시 무척 마음에 드는 옵션이었습니다. 이 옵션은 총 3단계로 강약 조절이 가능한데, 변덕스러운 제주도 봄날씨에 맞춰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으며 히터나 에어컨 바람과는 달리 차량내 청량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G4렉스턴의 정숙성은 직접 타보니 놀랄만큼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면에 잔진동이 다소 느껴진다는 이야기는 일부 사실로 느껴졌으나, 굵직한 진동에 대하여는 확실히 힘을 발휘하는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부분은 글로만 읽었을 때보다 직접 타보면 알 수 있게 됩니다. 가속에 대해서는 어떤 이질감도 들지 않았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족족 반응하였으며, 그것은 심지어 차가 가볍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빠른 반응이었으니까요. 반면 변속 반응은 느린 감이 있어 비교적 아쉬웠습니다.
제주도 여행 첫째 날의 주제는 단연 ‘힐링’! 성산항을 향해 해안가 도로를 달리다가 오키드 색감의 쇼파베드가 즐비한 한 카페에 멈춰 휴식을 만끽해 봅니다. 아기자기한 분위기와 더불어 맛있는 커피, 눈 앞에 펼쳐지는 오션뷰 경관에 육지에서 쌓였던 누적 피로가 녹아내립니다.
G4렉스턴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품위’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관은 굵직한 덩어리의 디자인 디테일이 모여 장엄한 룩을 완성 하는데, 각 기능은 섬세하여 흡사 실력 있는 전문가를 떠올리게 하니까요. 어딜 가든 시선을 사로잡는 크고 육중한 바디, 볼드한 엠블럼과 그릴, 포지셔닝과 턴시그널 램프를 적용한 일체형 LED 헤드램프, 20인치 스퍼터링 휠과 더불어 미션 아래 다이얼로 이륜 구동(2L)에서 사륜 구동(4H, 4L)을 넘나드는 쌍용자동차의 4TRONIC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까지. G4렉스턴의 품격은 디자인과 기능을 아우릅니다.
10개국, 23개 도시, 13,000km라는 거리를 완주하며 유라시아 횡단을 기념한 G4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의 엠블럼은 위대한 탐험가들의 나침반에 디자인 모티브를 두었다고 합니다. 엠블럼에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몰고 다녀 보니 특별한 에디션에 애착이 가는 것은 사실이더군요. 카페에서의 힐링 티타임이 끝나고, 일행은 다시 성산항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성산포항여객터미널. 우도에 가는 배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G4 렉스턴을 잠시 성산항 주차장에 두고 가야 합니다. 자차 선적이 가능한 건 우도 주민들 뿐이라고 하니 참고해두시길 바랍니다. 주차장 요금은 최초 30분은 무료이며 이후 30분은 500원, 그 이후에는 15분 견과시마다 250원이 부과됩니다. 일일 주차 요금은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지요.
배멀미가 심한 편이라 걱정했는데, 우도 까지 들어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기에 달리 큰 일은 아니었습니다. 성산항에서 우도까지의 거리는 15분 남짓인데, 가는 동안은 배의 갑판에서 청량한 바람과 오션뷰를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배편은 시간에 맞게 도착하지만, 워낙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니 출발 전까지 일정 체크를 꼼꼼하게 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았다 하여 우도(牛島)라 불리는 이 섬은 같은 의미로 소섬, 또는 쉐섬이라고 불려졌다고 합니다. 우도 안을 돌아다닐 때에는 전기차나 스쿠터, 전기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가격대가 사악하니 미리 예약하는 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도 전기차 대여료는 2시간에 3~4만원 대이며, 30분 정도는 업체에 따라 추가 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굉음과 노면의 요철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전기차를 탄 지 10분도 되지 않아 G4 렉스턴의 승차감이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여기 저기서 장난감같은 전기차들이 튀어나오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길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맛집들 중에서 퓨전 요리와 뿔소라 회를 맛보았습니다. 우도의 특산물로는 뿔소라, 땅콩, 각종 해산물 등이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돌과 바다를 보니 일순간 도민들의 느린 삶이 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빌딩숲이 일색인 육지의 마천루는 우도의 몇 배나 되는 넓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멀리까지 내다볼 수없는데, 이 작은 섬에서는 어디를 보아도 시야를 가로막는 방해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릴없이 해안도로를 따라 한 바퀴를 빙 도는 기분이 그간 목적에 맞춰 움직이던 것만을 반복했던 생활에 반해 퍽 만족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G4 렉스턴과 함께 한 제주도 동쪽 코스 여행은 우도를 끝으로 마치고, 일행은 미리 예약해둔 애월의 한 게스트 하우스로 향하며 둘째 날을 기약합니다.
‘G4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과 함께 한 제주도 여행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