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로 읽는 엄마의 동심~
“꼬마야 꽃신신고 강가에나 나가보렴. 오늘밤엔 민들레 달빛 춤출 텐데. 너는 들리니 바람에 묻어오는 고향 빛 노랫소리. 그건 아마도 불빛처럼 예쁜 마음일거야” 어릴 적 기억에 기타를 튕기며 차분한 목소리로 편안한 노랫말을 흥얼흥얼 부르던 아저씨의 노래들이 있었다.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을 넘기면서 노래 꼬마야를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엄마, 무슨 노래야?”
“엄마가 어릴 적에 많이 불렀던 노래, 이 동시 책 쓴 아저씨가 불렀던 노래야.”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어렸을 적엔 이런 노래가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에겐 아이돌 노래가 더 익숙한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동시를 읽어본다. 동시는 화려한 화장을 하지 않은 민낯의 문장이라 편안해서 참 좋다.
제목 : 받아쓰기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받아쓰기 했었는데
꽃은 꽃이라고 쓰고
병아리는 병아리라고 썼는데
무지개는 무지게라고 썼어
무지개는 너무 무섭지 않아?
무지 무서운 개 같지 않아?
무지개 무지개 아~ 무서워
받아쓰기 시험을 치고 자신이 틀린 이유를 너무나 당당하게 설명하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니 피식피식 웃음이 나고, 무서운 무지개가 재미있어 딸 아이에게도 동시를 읽어준다.
제목 : 봄
오늘도 무지 추운데
오다가 학교 담벼락에서
봄을 만났어요
반가워서 인사를 했더니
“쉿, 아직은 비밀이야” 그랬어요
작은 아이가 학교를 오가는 길에 잔디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잔디와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나도 딸 아이에게 몰래 비밀을 알려주듯이 속삭이며 동시를 읽어준다.
제목 : 장미
장미를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참 예쁘다고 말을 했다
장미가 내 말을 들었을까?
못 들었나 보다
돌아서 가려는데 소리가 들렸다
“들었어”
다시 장미를 바라보니
배시시 빨갛게 웃고 있었다
장미는 좋겠다. 예쁘다고 귓속말해주는 꼬마 친구가 있어서. 장미는 좋겠다. 매일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배시시 빨갛게 웃고 있는 장미를 따라 나의 입 꼬리도 스마일을 외친다.
문득 평소 아이들이 재잘재잘 하는 이야기 안에도 수 많은 동시들이 담겨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이의 동시를 잘 길어 차곡차곡 담아두면 나중에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오늘은 어린 시절 추억의 사진첩을 넘기듯 동시집을 넘기고 또 넘긴다.
2019.05.24. 어른이 되어가는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