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날 Jan 13. 2021

[독서일기] 70년대생이 운다, 박중근

그래 나도 꼰대다.

본인에게 '꼰대'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현재의 X세대들. 자신의 10~20년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 젓던 때를 한번 돌이켜보자. 지금 세대가 그다지 별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직장생활 19년차, 어느 새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졌다. 나 역시 꼰대 소리를 들을만한 짬이 된 것이다. 꼰대 소리는 듣지 않도록 행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회가 바라보는 '꼰대'의 부정적인 모습 때문이지 않을까. 사실 세대갈등은 늘 있어왔다. 더욱이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나에게 직장 내 세대갈등은 아주 가까이에서 늘 고민스러웠던 이슈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래서 유독 나에게 더 예민한 주제였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듯이, 직장 내 세대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누구도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이지 않으며, 특히나 모든 기성세대를 꼰대로 치부해버리는 사고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선배들도 그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나도 선배가 되어보니 지금까지도 유독 선배들에게만 더 많은 이해를 요구하게 되는 작금의 현실이 왠지 서글프기도 하다.


모든 구성원에게 최고의 회사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여전히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일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물론 아직도 상사와 선배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많이 만나고 있고, 그런 후배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선배들의 하소연도 자주 듣는다. 결국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인정이 더해진다면 우리의 일터는 조금은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상대에게만 변화를 요구할 때 인간관계의 갈등은 커진다. 오해가 동반되어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이제 새롭게 대화의 방식을 점검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다듬어보면 어떨까.


사회에서도, 조직에서도 꼰대와 라떼는 기성세대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다. 세대갈등에 있어 기성세대만이 문제인 것처럼 치부된다. 기성세대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온 지금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조금 속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나도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90년생이 온다>를 읽었고 업무를 할 때도 그들의 성향에 주목했다. 회사의 리더들이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내 자식을 감싸는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해주기를 원했다. 그런 나에게 책 <70년생이 운다>는 제목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역시 이해의 출발은 일방이 아닌 양방이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나는 늘 좋은 선배이고 싶었다. 인사담당자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부지런히 공부했고, 바르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했다. 잔소리만 늘어놓는 선배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세대를 이해하는 노력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한 건 아닐까. 청바지 입은 꼰대가 되지 말자. 좋은 선배가 되어보자.


출근하기 전 바라본 거울에서 누가 보였는가? 가슴 뛰는 청년의 얼굴이었는가 아니면 어깨 처진 중년의 얼굴이었는가? 70년대생 X세대 리더 당신의 가슴 한구석에 먼지 쌓인 채 잠들어 있는 청년을 끄집어내라. 우리의 열정은 잠시 숨겨 놓았을 뿐 절대 사그라들지 않았다.


2021.01.13. 즐거운 일터를 만들고 싶은 S

매거진의 이전글 [독서일기]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