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기억 속의 'A', 그리고 우리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기억이 된다.

나는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직업의 특성상 많은 아이들을 만나왔고,
앞으로도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중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오늘은 ‘A’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만난 A는 여러 선생님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이였다.
흔히 말하는 ‘요주의 인물’.
수업 시간마다 집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다툼도 잦았던 아이.
나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매일 반성문을 쓰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모습이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A였다.


그 후, 또 다른 A를 만났다.
성실했고,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냈다.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아이였다.
선생님들이 모범적인 학생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던 아이.


최근에 만난 A는 운동선수를 꿈꾸던 아이였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그 꿈을 접었다.
운동을 포기한 뒤, A는 모든 것에 의욕을 잃어버렸다.
아침마다 힘없이 걸어오는 모습,
책상에 엎드려 시간을 흘려보내는 모습이
나에게 강하게 남아 있다.


이름은 같아도,
그 이름을 가진 아이들은 모두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어떤 A는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어떤 A는 어른들의 걱정 속에서 성장하고,
어떤 A는 상처를 안고 방황하기도 한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A’라는 이름은 희미해지고,
그저 내가 거쳐 간 수많은 학생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누군가의 기억 속에 깊이 남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그럼에도,
누군가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어떤 ‘A’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