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부모가 되는 순간

작은 생명이 우리의 삶을 바꾼 날

2022년 12월 6일, 아이가 태어났다.

막상 아이의 얼굴을 봤을 때, 머릿속이 멍했다.
기쁨? 감격? 그런 벅찬 감정보다는
"아, 아이가 잘 태어났구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아내가 수술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났다.

링거를 꽂고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
얼굴은 창백했고, 피곤함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
울컥했지만, 꾹 참고 말했다.

"우리 아이, 잘 태어났어."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아내는 마취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신생아실로 이동한 아이를 보러 갔다.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작은 생명.
아내와 내가 함께 만들어낸 존재.
그 조그만 몸 안에 10개월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4일 후, 산후조리원으로 가는 날.
처음으로 가림막 없이 아이를 마주했다.

"이렇게 작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고 연약한 존재.

조리원에서의 시간은 오랜만에 평온했다.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고, 짧은 쉼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도 길지 않았다.

2주 뒤, 우리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정말 ‘부모’가 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
그리고 그 순간부터, 우리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하루 24시간이 아이에게 맞춰졌다.
우리가 없으면 이 작은 생명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책임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우리를 버티게 했다.

이 아이는 우리의 선택으로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56일째.
여전히 울음의 의미는 다 알지 못하지만,
오늘도 열심히 아이를 성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나도, 우리도, 부모로서 조금씩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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