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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주 Aug 31. 2022

나도 밥 한 끼 사줄 수 있는 어른이다

오늘 우리 노인주간보호센터에 다니시는 장씨 할머니와 병원에 다녀왔다. 보통, 자녀들이 병원을 모시고 다니지만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은 염려가 되어 센터 직원들이 모시고 다닌다.


나도 가끔 어르신들 병원에 함께 간다. 비록 장소가 병원일지라도 원장과의 데이트라고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어르신과 단 둘이 있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다.

귀한 시간이다.


보통의 데이트가 밥 먹는 것이 주를 이루듯

우리 역시  밥때가 되어 병원 근처 시장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센터에 들어가기로 했다.

장씨 할머니는 이미 밥 한 끼 사주실 마음으로 쌈짓돈을 미리 꺼내셨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를 지원받는 장 씨 어르신께 부담을 드리게 될까 봐 극구 사양했다.

안성시장의 소박한 메뉴,  장씨 어르신의 마음으로 한 껏 배불렀다.


나도 밥 한 끼 사줄 수 있는 어른이야.
원장님 나보고 항상 어르신이라 부르는데
진짜 어른 값 좀 하려고. 그렇게 할 수 있게 해 줘요


장씨 할머니 말씀에 더 이상 거절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맛있게 먹고 활짝 웃으며 말씀드렸다.


어르신,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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