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 노동

by 자치언론 파란

글 ˙ 디자인 솜이불



꾸밈 노동이란, 여성이라는 특정 성별이라는 이유만 으로 강요되는 화장과 단정한 옷차림 등‘여성 성’을 부여하는 사회적 요구. 이것이 바로 꾸밈 노동이다. 이름만 들으면 아,거기? 하는 대기업 들에서 여성 근로자에게 요구하는 꾸밈 노동의 세기는 과히 약하지 않다. 천안 요거프레소 숏 컷 직원 해고 사건, CGV 노조와 샤넬 노조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 역시 이미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9년11월, 법원은 샤넬코리아 전국 백화점 매장 직원들의 꾸밈 노동 초과근무 임금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직원들이30분 일찍 출근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사들의 오보로 인해 소송에서 주요 쟁점이 었던 초과근무보다 꾸밈 노동에 초점이 맞춰지 면서 ‘화장이 무슨 노동이냐’ 등의 샤넬 직원들을 비하하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꾸밈 노동은 정규직, 비정규직을 구분하지 않고 심지어 알바생들에게도 강요된다. 왜 남성에게는 요구하지 않는 역할 수행이나 업무 자질과 관련 없는 꾸밈 노동을 여성에게만 강제할까? 은근히 꾸밈을 부추기고 압박하는 탓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한 미술학원 알바생을 만나보려 한다.


Q. 알바를 하면서 꾸밈 노동을 강요받은 적이 있나요?


네, 처음 강사를 시작했을 때, 저는 학생들에게 소묘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었고 흑연이 잘 날리는 소묘의 특성상 밝은 색 옷이나 털 재질의 옷을 입기 곤란했어요. 그리고 팔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면 재질의 활동성 좋은 편한 옷을 입고 싶었어요. 그러나 학원에서는 제가 강사의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블라우스나 와이셔츠를입기를 강요했습니다. 또 흑연이 밝은 옷을 더럽히는 게 싫어서 어두운 옷을 주로 입고 갔더니 그때마다 어두침침해보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밝은 옷이 집에 없냐는 말도 들었고요. 편한 옷을 입고 갈 때마다 이러한 압박을 피할 수 없었고 저는 출근할 때마다 복장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Q. 복장 지적 말고 다른 일로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나요?


화장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어요. 출근 전 화장을 하는 데 시간이 드는 것도 싫었고 화장을 잘못해 시간이 오래 걸린 날이면 출근하는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야만 했어요. 화장을 하고 출근한 다음엔 학생들의 평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게 너무 싫었어요. 한 번은 몸이 안 좋아서 편한 옷을 입고 출근했어요. 화장도 연하게 했고요. 그때 저는“너가 학생이냐? 남자처럼 보인다. 축구할 것 같다.”와 같은 성차별적 언행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얼굴에 흑연이 묻을 수 밖에 없는데 화장을 한 상태이니까 따로 화장실에서 수정 화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이 업무에 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모든 행동들이 작지만 굉장히 거슬리고 불편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들로 인해서 왜 이런 불편함을 느껴야 하나…회의감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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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는 나를 넘어서 있는 그대로의 나


아직까지 사회는 남성 중심적 시각으로 여성에게 수많은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여전히 아나운서나 승무원, 간호사와 같이 전문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규격화된 복장이나 그루밍 매뉴얼 등이 이를 반증한다. 이와 같은 예시들을 통해 꾸밈 노동은 사회적으로 당연시되는 ‘규칙’으 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여전히 여성들은 끊임없이 불필요한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보이는 것의 영향력은 중요하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비춰지는 내 모습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꾸밈노동을 해야만 하는 여성들이 존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 이상 2등 시민이 아닌 주체적인 사회적 일원으로서 여성의 삶에 차지하고 있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꿔갈 수 있는 목소리가 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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