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사랑
글 설희 디자인 별밤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들이 있다. 계속 존재했으나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존재들이 있다. 여전히 혐오스럽게 여겨지는 사랑이 있다.
동성 간의 사랑이다.
한국 상업영화 계열에선 사실상 최초로 등장한 현대 배경 퀴어 영화가 작년 개봉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다. 영화를 보며 우리는 많은 사회적 혐오 시선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된다. 극 중 흥수는 왜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없었을까. 그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가족, 친구, 학교 그 모든 곳으로부터 배제되고 혐오적 시선을 받아왔기에 단 한 번의 연애를 해볼 용기조차 잃게 되었다.
혐오적 시선은 쉽게 발견된다. 필자는 2024년 6월 퀴어 페스티벌에 처음 참석했다. 당시 행진 도중에도 한쪽 편에서는 보수 기독교 단체와 학부모 단체 등 여러 단체가 시위하며 ’동성애는 정신병’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있었다. 행진하는 우리를 향해 소리치는 사람들을 두 눈으로 목도했다. 거리를 바라보는데 행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보일 때마다 괜스레 무서워졌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가. 그들의 편견적 시선과 생각들을 혼자 상상하며 행진했던 기억이 난다. 소셜 미디어 댓글에서는 동성애자를 타자화하며, 전보다는 수용적인 태도인 것 같으나 여전히 다른 종의 인간인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왜 이렇게 그들을 타자화하며 배척할까.
(중략) “동성애가 허용될 때 남성 여성 구분이 애매해지고,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여 부부가 된다는 우리 전통 결혼관 및 가정관에 대혼란을 가져올 것이며, 이는 또한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동성애를 허락하면 근친상간이나 동물과의 성관계인 수간을 당연시하는 잘못된 성 문화가 확산될 수 있고, 동성애 가정에 입양된 자녀의 성 가치관 혼란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뿐만 아니라 비정상적인 성관계로 치유가 힘든 성적 질병(AIDS) 등 성병이 창궐하는 것은 물론, 치료비 폭등으로 국
민에게 큰 부담을 안길 것도 염려한다.
그러나 이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과한 염려임이 틀림없다. 전통적인 결혼관에 있어서는 혼란을 일으킬 수 있겠으나, 명백히 그들이 존재하는데 사회 법률마저 그들 존재를 감추고 지우기 바빴던 과거의 역사를 오히려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잘못된 성 문화에 있어서는 동성애와 잘못된 성 문화의 연결성과 그 논리가 빈약하며 에이즈도 동성애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님을 여러 학문적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즉,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이분법적으로 생각해 타인을 배척하는 태도는 편하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며 나의 판단만이 옳으며, 상대를 아예 다른 종류의 인간으로 치부해 버리면 나와 같은 편인 ‘우리’는 연대감을 느낄 수 있기에 마음도 편하다. 나의 편이 생기는 방법이 혐오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와 같은 태도가 좋은가. 여전히 우리는 나와 다르면 이해와 포용을 하려고 들지 않는, 편협하고 작은 세상 속에 갇히게 되었다. 다름은 틀린 것이 되었고,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의견인 사람끼리만 소통하고 싶어 하는 확증 편향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정답이라고 여기는 경향도 더욱 커지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11쌍의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부부들이 구청에 혼인신고서를 내고 법원에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신청을 했다. 동성 결혼 법제화를 위한, 이른바 ‘혼인 평등 소송’이 시작됐다. 꺼지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대도시의 사랑법>의 흥수처럼 회피하지 않으면 된다. 흥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마저 단 한 번도 자신의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회피했다. 그러나 결국 그가 실패한 자신의 사랑을 보며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용기를 가지고 어머니께 커밍아웃 한 것과 같이 한 번만 용기를 가질 수만 있다면 한다. 퀴어 퍼레이드 당시 무서웠던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옆에 같이 있어 줬던 당신들 덕분이었다. 우리가 함께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것이다. 그리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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