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독립하는 존재

남성 중심의 독립운동사를 넘어

by 자치언론 파란

가은 디자인 계란



인류의 역사는 정복과 독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그렇다. 이 역사 속에서 언제나 대표로 거론되고 기념되는 인물들은 남성이다. 이건 비단 대한민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정말 세계적으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없었기 때문일까? 그건 당연히 아닐 것이다. 그저 덜 주목했을 뿐이다. 사회가, 그리고 우리들이. 그렇다면 적어도 우리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을 때까지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이 글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여성들이 해온 독립운동의 기록을 반복해서 찾아보았다. 가슴 아프게도 남성 독립운동가의 기록에 비해 자료의 질이나 수준이 현저히 좋지 않았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더 정리하고, 기억해야 할 소중한 기록임이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두가 이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첫 번째 독립운동가 -가네코 후미코

한국 이름은 박문자인 이 독립운동가는 아나키즘(무정부주의) 운동을 하다 투옥되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본인임에도 대한제국의 독립운동에 동참하여 그 당시에도, 현재에도 꽤나 커다란 충격을 주는 인물이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철저히 외면을 당한 그녀는 고독과 상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가혹하게 핍박을 당하는 조선인들의 처지에 공감하고 조선인들의 자유를 향한 운동을 지지했다. 그 후 무정부주의자 박열을 만나 단순히 연인이 아닌 엄연한 동지로서 함께 활동을 시작했고, 재판을 받는 당시에도 한국말을 사용하는 등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추서된 일본인 독립유공자이다. 가네코 후미코의 일대기는 한국에서도 여러 서적으로 출판된 바 있으며, 영화 <박열>에서도 잘 소개되었다.


두 번째 독립운동가 -라니 락슈미바이

앞서 소개한 가네코 후미코의 경우 영화 박열을 통해 비교적 널리 알려진 인물이지만, 락슈미바이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락슈미바이는 인도의 중북부에 있던 토후국(이슬람 문화권에서 제후 혹은 총독이 다스리는 국가를 의미함) 잔시국의 여왕으로, 인도 독립전쟁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할 당시 벌어진 독립 전쟁에서 병사들을 이끌어 ‘인도의 잔 다르크’라는 별칭이 붙었다. 남편과 아들을 잃었음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고국을 위해 싸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궁술, 무술 등은 남성이 영역으로 인식되던 시대에 그는 궁술과 검법을 익혔고 여성 부대까지 창설했었다고 한다. 뛰어난 지략으로 여러 전투에서 승리했고, 여성이라고 무시하던 영국군도 결국 그녀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남아 지금도 인도에서 많은 추앙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독립운동가 -이란의 모든 여성들

제국주의 국가나 독재자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독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대에 들어서는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전쟁과 식민지배보다는 이념, 종교, 관습 등에 의한 간접적인 지배 구조가 만연해 있다. 이란의 여성들은 가부장주의 억압과 이슬람의 변질된 규율에서 독립하고자 한다. 그들의 의지는 이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행되었다 의문사한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진상을 규명하라는 목소리와 함께 터져 나왔다. 이란의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까지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무자비한 진압을 시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몇몇 참가자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란의 위대한 혁명은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강요하고 수많은 여성의 목숨마저 빼앗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모든 이란의 여성들이 억압과 변질된 관습에서 독립하길 바랄 뿐이다.


여성들이 원한 독립은 남성들이 원한 독립과 다르지 않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것은 매한가지이다. 그러나 역사와 사회가 기억하는 모습은 남성 중심의 독립운동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들은 각자를 억압하는 것들에게서 벗어나고자 홀로 선다. 그러나 그 홀로 서는 것에는 힘이 깃들어있어 다른 이들도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이란에서 자매의 죽음에 많은 여성들이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독립은 결코 여성과 뒤떨어져 있지 않다. 앞으로도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것들에서 독립할 것이다. 더 나아가 모든 여성의 탈락을 응원한다. 여배우, 여감독, 여의사, 여경. 모든 직업에서 여성이라는 단어가 탈락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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