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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가 할퀸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특히 대학생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대면 전환이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기관이 문을 닫아걸었다. 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대면 활동이 금지됐을 뿐 대학 자체가 멈추진 않았다. 1학년은 2학년이 되었고, 신입생이 입학했다. 잠시 미뤄진 개강도 이뤄졌으며 일부 동아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신입 부원을 모았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비대면으로 진행됐기에, 대면 방식과 같은 효율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서로의 얼굴이 삭제된 대학생 활은 2년이 지나서야 다시 대면의 궤도에 올랐다.
비대면 활동은 ‘코로나 학번’과 그 외 학생 간 경계를 만들었다. 코로나 학번은 비대면 시기에 입학한 20학번부터 21학번을 주로 이른다. 대학을 대면으로 다닌 사람, 일부 학기만 대면 활동을 경험한 사람, 입학할 때부터 비대면이었던 사람 간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 2022년 현재, 서로 다른 이 경험은 코로나 학번을 고립시키는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학번이라서 모르나 본데…”
코로나 학번이 문제다. 정확히 말하면 문제처럼 취급당하고 있다. 대학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곧잘 교내 암묵적인 규칙이 나 태도 관련 논쟁이 불거진다. 최근 이 논쟁에서 코로나 학번이 지적 받는 빈도가 잦아졌다. 지적의 이유는 다양하다. 교수에게 메일을 서투르게 보내서, 조별 과제에 불성실하게 임해서, 학생회비 용도를 몰라서 등, 다양한 이유로 익명 재학생들은 코로나 학번의 문제를 꼬집는다.
그러나 코로나 학번 문제는 지나치게 일반화됐다. 개개인이 저지른 잘못이 마치 코로나 학번 전체의 단점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일반화의 오류는 비단 코로나 학번뿐만 아니라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고질병이다. 특히 매해 돌아오는 신학기 기간이 그렇다. 매년 들려오는 ‘올해 새내기 역대급’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소수 사례는 너무나도 쉽게 전체 특성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 학번 일반화는 새내기 일반화와 성격이 다르다. 새내기로 불리는 기간은 고작 1년이다. 이에 비해 학번은 영구적이다.
잃어버린 소통을 찾아서
소통 공백은 학내 구성원 전체의 위기다. 특히 학생 단체 활동에서 두드러진다. 지금은 비대면이 대면으로 다시 전환되는 과도기다. 그동안 중단됐던 현장 행사, 예컨대 엠티(MT, membership training) 나 대동제 재개를 앞두고 많은 학생단체가 바삐 일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학생단체 임원진은 20·21학번 위주다. 이들의 선배인 19학번 또한 임원진이었을 때 대면 행사를 주최해본 경험이 없거나 적다. 이 탓에 원활한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학생단체 운영진의 성토가 있기도 했다. 일부 단체는 대면 행사 경험이 풍부한 졸업생에게 도 움을 구하지만, 졸업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코로나 학번의 인수인계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학교와 학생단체 측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학교나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단체에 대면 행사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껏 비대면에 맞춰왔던 활동을 대면으로 돌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 학번이 대면 활동을 고집하는 재 학생에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색안경은 어느 한 집단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두가 쓸 수 있고, 모두가 벗을 수 있다. 그러니 우리에겐 소통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코로나 학번과 대면 학번이라는 이미지에 묶기보단, 마주 보는 얼굴로 대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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