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비누 별밤 디자인 별밤
최근 들어 부모님이 병원을 이유로 서울에 오는 일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병원이 위치한 대학로 근처부터 광화문까지, 지방에 살고 있는 부모님과 함께 서울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부모님은 종종 불편하거나 어색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고, 입버릇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너 없으면 이런 곳 오지도 못하겠다.”
이건 단순히 우리 부모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부모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어르신, 다시 말해 노인들에게 사회는 점점 더 어려운 곳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에 오기 위해서 필요한 기차를 예매하는 일부터, 음식을 먹고, 물건을 사는 것 모두 누군가에게는 편해졌을지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 두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변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다.
해가 지날수록 많은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해간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고려할 생각조차 없다는 듯 노인을 배제한다. 유독 한국 사회에서 나이에 대한 강박이 심하고, 젊음을 최고의 가치 중 하나로 여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노화에 대한 두려움은 만연하고, 고령화는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여겨지면서도 노인 소외 현상은 여전히 제자리이다. 우리 사회는 아주 일상적으로, 노인을 따돌린다.
응대받지 못하는 손님
영화관, 지하철역, 음식점, 카페.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빼놓지 않고 목격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키오스크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은 키오스크가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티켓을 구매할 때도, 음식을 주문할 때도 모두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한다.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직원을 호출한 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한글을 볼 수 없는 한국
한국어 간판이 늘어진 거리를 보며 지저분하다고 생각해 본 적 있다. 빨갛고 노란, 원색 중심의 색으로 이루어진 간판을 보며 해외의 도시와 달리 한국의 거리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어 없이, 외국어로만 이루어진 간판을 보면 간판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해외의 음식을 파는 식당의 경우, 현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외국어로만 이루어진 이색적인 간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봐서는 어떤 음식을 파는 식당인지, 혹은 식당이 맞기는 한 지 알 수조차 없다. 가게의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휴대폰으로 해당 가게를 검색해야 한다.
현금 없이 돌아다닐 수 없는 서울
요즘 외출할 때 잊지 않고 꼭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교통카드이다. 지갑보다도, 핸드폰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집을 나선 후 한참 길을 걷다, 버스 정거장에 이르러서야 교통카드를 놓고 온 것을 깨닫고 집으로 되돌아간 적도 많다. 차가 없는 ‘뚜벅이’에게는, 교통카드 없이 서울을 돌아다니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금을 넣을 수 없는 자판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판기를 통해, 가게에 방문하지 않아도 쉽게 음료수나 과자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동전과 지폐를 넣고 물건을 받을 수 있었던 과거의 자판기와 달리, 최근에는 카드와 모바일 결제만을 지원하는 ‘카드 자판기’가 늘어나고 있다.
처음 카드 자판기를 접했을 때, 무심코 아주 편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모바일 페이와 카드로 모든 것을 결제하다 보니,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판기를 이용하지 못할 때 불편함을 느끼곤 했기 때문이다. 카드 자판기를 이용하니 거스름돈으로 나온 동전을 챙길 필요도 없고, 언제 쓸지도 모를 현금을 챙겨 다니지 않아도 되니 정말 편리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만족스럽게 카드 자판기를 이용했었다.
카드 자판기의 문제점을 느낀 것은 어느 축제에 방문했을 때였다.
파란의 글을 마저 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파란>을 구매하세요! 재고 프리오더 진행 중!
브런치 메시지
파란 텀블벅 https://www.tumblbug.com/u/smwuparan
파란 인스타그램 DM https://www.instagram.com/smwu.paran.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