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동경 영원 디자인 흰
크고 흰 동그라미 하나, 그 안에 작고 검은 동그라미가 둘. 양쪽에 검은 귀가 쫑긋 솟아 있는 사랑스러운 털뭉치를 아는가. 왕 커서 왕 귀여운 판다 ‘푸바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20년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는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방송에도 수차례 노출되고 NCT 정우, 뉴진스 하니 등의 연예인들이 팬심을 드러내며 인증샷을 SNS에 업로드하는 등 에버랜드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었다. 지난 1월 출간된 푸바오 포토에세이 <푸바오, 언제나 사랑해>는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였으니, 푸바오 열풍의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
푸바오만을 보기 위해 에버랜드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했다. 네이버 오픈톡 ‘푸바오와 쌍둥이 동생들’에는 “에버랜드 입장권 구매하지 않고 (푸바오가 있는) 판다월드만 갈 수 있나요?”, “푸바오만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등의 질문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이처럼 푸바오의 인기는 동물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는다. 그러나, 동물원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어린 시절 부모님의 손을 잡고 동물원에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철장 사이로 보이는 동물들의 얼굴은 과연 행복했는지, 동물들의 생육 환경이 적절했는지 생각해보자. 인간의 유희를 위해서 살아있는 생물을 가둬두고 구경하는 전시장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진정 옳은가? 동물원, 아쿠아리움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친근하고 자연스러운 장소이지만 이제는 한 발짝 물러나 그곳에 대해 고민해 볼 때이다.
동물원에서 일어나는 일들
한국의 동물원은 19세기에 멈춰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는 “21세기 동물원은 서식지 및 종 보전 방면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한국의 동물원은 자연과 동물에 대한 인간의 지배와 통제를 상징하는 감옥형 전시장에서 동물의 신체를 관찰하는 19세기 동물원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20세기형 동물원은 동물 서식지에 맞게 환경이 발전했으나 동물의 행동생태에는 무의미한 변화였다. 이에 약 40년 전부터 서구 중심으로 동물의 서식지를 최대한 재현하려는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일부 동물원은 이러한 변화에 뒤처진 채 감옥 같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몰입전시’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동물의 자연 생태를 최대한 유사하게 제공하는 전시기법으로 관람객들로 하여금 해당 동물의 자연 생태환경에 있는 느낌을 받게 한다. 철장 없이 자유로이 지내는 듯 보이지만 일부 동물원에서는 조류의 비상날개를 잘라 날지 못하게 만든 후 철장을 요하지 않는 몰입전시를 행한다. 사파리의 경우는 어떨까. 동물 친화적 환경처럼 보이지만 사파리 역시도 결국에는 인위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전압선이 존재한다. 야생과 같이 포식 관계가 자연적으로 형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동물들을 전압선 내에 가둬두고 사육하는 것이다.
작년 3월 23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수컷 얼룩말 ‘세로’가 동물원을 탈출했다. 세로의 부모 얼룩말이 연달아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스트레스가 세로를 괴롭게 했다. 또한 이웃 케이지의 캥거루와 담장을 두고 영역 다툼을 하였으며, 먹이의 양도 줄었다. 동물원 측의 관리 부실과 동물 습성에 맞지 않는 인위적 사육 환경이 세로로 하여금 동물원을 탈출하도록 했다. 동물원, 아니 동물 전시장 속 살아있는 동물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아쿠아리움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방이 푸른색으로 뒤덮이고, 떼를 지어 지나가는 물고기들을 올려다보면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특히 한쪽 벽면을 꽉 채운 거대한 수조 앞에 서면, 마치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에 더해 알록달록 신기한 물고기들,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돌고래쇼까지. 아쿠아리움은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낭만의 장소로 통한다. 이미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여행이나 데이트 장면에 아쿠아리움이 등장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인터넷에 가족 여행지, 데이트 장소 추천 등을 검색하면 많은 이들이 아쿠아리움을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행복과 낭만의 장소인 아쿠아리움. 그러나 이 뒷면에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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