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반달가슴곰
여성이라면 TV에 나오는 ‘예쁜’ 여자 주인공과 마른 아이돌을 보며, 한 번쯤은 자신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을 따라 화장을 하고, 그들의 이름을 딴 다이어트를 시도 해본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 날씬해야 한다는 강박에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심지어는 소위 ‘먹토’라고 불리는 섭식장애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사회적 요인들은 여성들의 모습을 정형화함으로써 여성 스스로 강박 속에서 살도록 만든다. 이러한 외모 강박을 통칭 코르셋이라 부른다. 현대 페미니즘 운동에서의 코르셋이란,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신체적, 정신적 제약을 이르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시적이며 기초적인 것은 단연 외모 코르셋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스스로를 옥죄는 외모 코르셋에서 벗어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 ‘남자처럼 보이기 위해서’ 따위의 이유가 아니라,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아름다울 필요가 없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 정형화된 여성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바로 탈코르셋 운동이다. 남성들로 정의된 사회적 ‘디폴트’를 전복하자는 의미에서 디폴트 운동이라고도 부른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지우고, 여성복을 벗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탈코르셋을 함으로써 개개인의 여성들은 스스로를 ‘못생기고 살이 찐 나’가 아닌, 나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거울 앞에서 보내던 시간을 내면을 가꾸는 데 보낼 수 있게 된다. 탈코르셋 운동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그것이 결과적으로 반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있다. 한 명 한 명의 페미니스트가 ‘여자는 이러저러해야 한다.’하는 가부장적 가설, 당위를 깨버리는 반례 그 자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탈코르셋을 실천 중인 여성들은 어떤 계기로, 무엇을 위해 디폴트 운동에 뛰어들게 된 걸까? ‘파란’은 숙명여대에서 탈코르셋을 실천하고 있는 네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1. 탈코르셋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19학번 페미니스트
남작가의 책에서 ‘여성스러운 긴 생머리’라는 구절을 읽었는데, 그떄 나 자신이 개, 돼지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때 머리를 탈코했다. 머리를 자르니까 화장이 너무 어색하더라. 그래서 화장을 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운’ 옷도 안 입게 되고, 각종 커뮤니티나 숙대에서 여러 활동 하시는 분들을 보며 내적 탈코도 조금씩 이루어졌다.
16학번 래디컬 페미니스트
SNS의 글들을 보고 탈코를 해야겠다는 결심은 한 것 같다. 그때 마음은 먹었지만 정말 탈코를 실천하게 된 계기는,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코르셋이 어린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지 고민해보았을 때인 것 같다. 이걸 내 선에서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8학번 페미니스트
자기모순에서 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알면서 행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또 탈코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질문 리스트>
-Q1. 탈코르셋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Q2.탈코르셋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Q3. 탈코르셋 후 당신에게 백래시가 찾아온 적이 있나요?
*백래시란? "사회적 진보/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 탈코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느끼는 탈코인들의 위기를 백래시라 표현하기도 한다.
-Q4. 탈코르셋 후 느끼는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Q5. 모든 이에게 탈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Q6.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머릿속에서 가장 많이 맴돈 말이 있다. 일상이 곧 정치다. 우리가 늘 입는 옷과 화장이 내 친구에게, 함께 버스를 탄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탈코르셋은 가장 강력한 여성운동이다. 온 몸으로 혐오에 부딪치며 매일, 매시간 투쟁해야 하는 힘든 운동이다. 지금까지의 모습과 다르게 생긴 여성들을 사회는 달갑지 않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억압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왔다. 여성들은 모두 다르게 생겼고, 또 그래야 한다. 스스로를 속박하는 거울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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