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숙명인들의 조용한 물결이 거대한 파도가 되다
글 동경 디자인 별밤
지난 6월, 본교의 제21대 총장 선임을 위한 선거가 열렸다.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총장 직선제가 실시되는 순간이었다. 해당 선거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로 학교 내의 큰 이슈였으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총장을 선임하는 것뿐만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무언가로 느껴졌다.
실제 본 투표에서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은 7.5%밖에 되지 않으며, 이마저도 각 이틀씩 열리는 1, 2차 투표에서 모두 40% 이상의 투표율을 달성해야 개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조금은 부당하게도 느껴지는 수치들. 그럼에도 숙명인들은 7.5%라는 자그마한 비율이 무색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투표했고, 나아가 주변인들에게도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1차 투표가 열렸던 6월 10일, 에브리타임과 비대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실시간 투표율이 업로드되었다. 초반에는 매우 낮았던 투표율로, 이틀 안에 40%를 달성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실제 1차 투표 둘째 날이었던 11일 12시 기준 투표율은 18.54%로, 남은 6시간 안에 약 2,400명가량의 투표가 더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특히 해당 날짜 기준 대부분의 학생이 중간고사 시험 기간이었고, 이미 시험을 끝낸 학생들도 있어 40%라는 목표 수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학우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에브리타임에서는 게시판을 가리지 않고 투표하자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학과, 동아리, 소모임 외에도 학우들이 모인 단톡방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투표를 독려하는 말들을 남겼다. 누군가는 진정
성이 가득한 장문을 통해, 또 누군가는 관심 끌기를 통해 어떻게든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의 모습은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었다. 실제 피켓을 들고 다니는 학우도 있었고, 학교 군데군데 포스트잇을 붙여 투표를 독려하는 학우도 있었다. 방식은 다를지라도 그들의 투표율 달성을 위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도 하나가 되었고, 뜨거웠다.
Q1. 어떤 마음가짐으로 투표를 하였나요?
송이1 : 학생 한 명이라도 더 투표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학생들이 숙명여대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길 바랐습니다. 저의 한 표가 이후 우리 학생들의 민주적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부디 숙명여대의 미래가 바뀌길 바라며 신중하게 투표를 하였습니다.
송이2 : 당시 에타에서는 총장 선거 투표 중 학생 비율이 굉장히 낮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한 명이라도 참가해주길 바라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힘들게 얻어낸 투표권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실제 학생들의 환경에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인만큼 모두가 꼭 참여해주길 바라는 마음들이 제겐 더욱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숙명의 슬로건인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제가 학교를 선택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1표가 저를 포함한 학생들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Q2. 에타에 글을 올리면서까지 투표 독려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송이1 : 너무나도 간절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송이들이지만, 함께 숙명여대를 다니는 소중한 학우이기에 그들의 한 표가 정말 간절했습니다. 사실 저는 학교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 주변 모든 동기들도 마찬가지이고요. 하지만 일개 학생인 우리가 목소리를 내려면 학생의 권리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친구들끼리 사석에서 혹은 학생들끼리 에타에서 그저 가만히 앉아 학교에 대한 불만만 토로해서는 현 상황이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송이2 :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의 총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학교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누구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걸맞는 사람을 본인의 손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굉장히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의 학생이 된 이상, 가장 거대한 행사인 총장 선거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재직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입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업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이번 총장 선거의 투표 시간은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동 시간으로 인해 평소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수업도 겨우 도착하는 저로서는 너무 허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당시 에타의 재직자 전용 게시판에서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은 학생이 한두명이 아니었습니다. 학생이기에 당연히 주어진 투표권을, 개인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써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 같아 큰 마음을 먹고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어 학교까지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조차 제 직장의 점심시간이 2시간이라 가능했던 일이고 다른 재직자 학우분들 중에는 휴가를 써서 참여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합리한 환경(조건)임에도 같은 마음으로 참여를 응원하는 학생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투표 독려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Q3. 투표율 달성 시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송이2 : 퇴근하느라 정각에 소식을 보지는 못했지만, 뒤늦게 확인하고 기쁜 마음으로 모두 고생많았다는 내용의 글을 에타에 작성하였습니다. 송이들의 염원과 열정이 목표를 이뤄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장 교체로 인해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무엇이 되든 학생들의 진로와 편의 등에 대해 더 나은 환경으로 바뀌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인터뷰 전문은 <파란 10호: Books never die>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학우가 투표 독려에 힘을 써주었고, 또 그에 답해준 학우들 덕분에 제21대 총장 후보 선거 1차 학생 투표율은 42.01%를 달성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절대 달성할 수 없었을 것만 같던 수치였지만, 보란 듯이 달성해 냈다. 1차 투표가 끝난 이틀 뒤 13일, 2차 투표가 열렸고 해당 투표에서는 투표 마감 2시간 전에 이미 투표율 45%를 달성하며 식기는 커녕, 더욱 타오르는 학우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총장직선제를 얻어내었고, 2021년 첫 총장직선제가 시행되었으며, 2024년 총장직선제에서 한 번 더 유효투표율을 달성하기까지 숙명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우리의 목소리가 아직은 7.5%라는 자그마한 비율로 반영되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 더 큰 비율을 쟁취하기 위해 항상 나아갈 것이다. 숙명의 주인은 우리이며, 우리는 의견을 표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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