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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석무 May 19. 2020

안양CC, 꽃 피고 지는 오월


안양CC는 짧은 글로 표현 못하겠다.



[한국의골프장이야기] 첫째 권에 이 골프장을 24면 분량으로 이미 다루어 펴냈으나, 온전히 살피려면 책 한권을 꽉 채워도 넘치는 곳이다.  



나의 [한국의골프장이야기] 발간 작업을 격려하시는 선배들께서 자리를 마련하여 5월 초순 연녹색 들을 함께 걸었다.
애기사과 나무가 연분홍 꽃을 피우고 ‘화수목’ 꽃잎은 파스텔 빛으로 붉었다. 백 살 넘은 살구나무 검은 가지에 연두 빛 새잎이 돋고 있는 힘을 다해 핀 철쭉은 희고 붉다.



18홀을 걸어서 라운드 해야 하는 것은 이 골프장에 승용 카트가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골프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이곳에서 공만 좇다 오는 것은 지나친 낭비다.



모든 홀의 조경은 3분할, 4분할로 안배되어, 플레이어가 걷고 머무는 곳마다의 시선을 감안한 액자 그림처럼 정연하다. 진귀한 나무와 꽃들은 눈길이 가는 곳마다 시각의 황금비율을 이루며 살아 있다.



이른 봄에 아네모네 꽃이 피던 자리 옆에 개양귀비 꽃이 피고 있다.
달포 쯤 뒤엔 13번 홀에 장미가 만발하고 17번 홀 라일락꽃이 지면서 배롱나무가 붉은 꽃으로 물들며 5번 홀 실개천에는 꽃범의초리가 여린 꽃을 피우겠다.
시간이 흐르고 공간을 걸어 이동할 때마다 미장본 서적을 한 페이지 씩 넘겨가는 다차원의 경험이 열리는 것이다.


6번 홀 연꽃 필 때 좋더라는 말에 캐디들은 “그때 저희는 너~무 더워요” 하며 웃는다.



이 골프장은 미야자와 조헤이라는 일본인의 설계로 1968년 문을 열었고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손을 빌어 1997년 리노베이션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나는 미야자와 조헤이의 평안한 루트플랜 위에 RTJ Jr.의 조형 개조와 도전적 그린 콤플렉스, 그리고 삼성 소유주 가문의 조경 미학이 삼위일체로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고 해석해 왔다.



그런데 원로 설계가 김학영 선생(일동레이크, 제일CC 등 설계)으로부터 ‘자신이 안양CC 설립 과정에 관여 하였는데 초창기 설계는 이노우에 세이치가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골프장 스스로도 과거의 역사 문화 기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기에 아쉽다.
안양CC는 단순한 골프장을 넘어 우리나라 골프의 문화유적 같은 곳이라 생각한다.



생략하고 책 안양CC편 내용을 공개한다.


[한국의골프장이야기] 안양CC편 24면의 출판 원고를 그대로 올려놓은 블로그 포스팅 링크를 붙인다. 확대하면 글자까지 보인다.
선물용 단체 구입을 문의하는 분들이 샘플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서 출판사와 협의하여 공개한 링크이다.

                                                                                                                                          

https://blog.naver.com/smyou21/22166206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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